바키타 돌고래 20마리도 안 남았는데···보호대책은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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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바키타 돌고래. <그린피스>

‘바다의 판다’로 불리는 멸종위기종 바키타 돌고래를 보호하기 위한 멕시코 정부의 새 조치가 오히려 바키타를 위협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 본부를 분 비영리단체 생물다양성센터는 16일 성명을 내고 멕시코 정부가 바키타 보호 대책을 “급격히 완화했다”며 “멕시코는 어업 금지 규정을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생물다양성센터와 AP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는 최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바키타 돌고래가 거주하는 칼리포르니아만 북쪽 해역에 대한 새 어업 규제를 마련했다.

어선 수에 따라 감시 인력을 조정하고, 하루 60척 이상의 어선이 한꺼번에 진입할 경우 일시적으로 해역을 폐쇄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바키타를 위협하는 무분별한 어업을 통제한다는 취지지만, 기존에 바키타 서식 지역을 ‘무관용 해역’으로 지정해 어선 진입을 금지하던 것에서 오히려 규정이 완화한 것이라고 환경운동가 등은 지적했다.

생물다양성센터의 알레한드로 올리베라는 “어리석은 계획”이라며 “단 한 척의 배도 허용해선 안 되는 해역에서 어선 수를 세며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익명의 한 전문가는 AP통신에 “새 규정은 바키타 돌고래를 보호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수산 당국이 바키타를 멸종시키려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몸길이가 1.3∼1.4m가량으로 고래목 동물 중 가장 몸집이 작은 바키타 돌고래는 해양 포유동물 중 가장 심각한 멸종 위기에 놓여 있다. 눈 주위에 검은 원이 있어 ‘바다의 판다’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1997년까지만 해도 개체 수가 600마리 정도였는데 이후 급감해 현재는 6마리에서 20마리 정도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키타 돌고래를 가장 위협하는 것은 어선들이 불법으로 쳐놓은 그물망이다.

태평양 연안 칼리포르니아만에는 바키타 돌고래 외에도 토토아바라는 물고기도 서식하는데, 토토아바의 부레가 중국에선 진미로 여겨진다.

암시장에서 수천 달러에 거래되는 토토아바 부레를 얻기 위해 어민들이 보호수역에 마구 그물을 치고, 여기에 바키타 돌고래가 걸려 목숨을 잃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 정부가 멕시코 정부의 바키타 보호를 촉구하기 위해 해당 해역에서 잡힌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등 국제사회의 압박도 이어지고 있지만, 바키타를 위태롭게 하는 불법 조업은 쉽사리 근절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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