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전세계 연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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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로스앤젤레스에서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 법안’ 제정 움직임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12개국, 29개 도시서···홍콩서는 최대 103만명 참가

9일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에 100만 명이 넘는 홍콩인이 참가한 가운데 이를 지지하는 집회가 전세계에서 열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연대 집회는 같은 날 전세계 12개 국가 및 지역, 29개 도시에서도 열렸다. 미국은 LA, 워싱턴,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에서, 캐나다는 토론토와 밴쿠버에서, 호주는 시드니, 멜버른, 캔버라, 브리즈번에서, 그리고 독일 베를린, 대만 타이베이, 일본 도쿄 등에서 지지 시위가 벌어졌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3천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지지 시위에 참여했고, 멜버른에서도 수백명의 시위대가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구호 등을 외쳤다. LA에서는 수백명의 시민들이 노란 우산과 중국 송환 반대를 뜻하는 ‘반송중’ 등의 피켓 등을 들고 지지 시위를 벌였다. 세계 곳곳의 사람들은 거리 시위에 그치지 않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온라인 지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전날 홍콩 빅토리아공원에서 출발해 코즈웨이베이, 완차이를 지나 애드미럴티의 홍콩 정부청사까지 행진하면서 벌인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에 참여한 인원은 주최 측 추산으로 103만명에 달한다. 홍콩 인구가 740만명가량인 점을 생각하면 홍콩 시민 7명 중 1명이 시위에 참여한 셈이다. 이는 홍콩이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된 뒤 일어난 최대 규모 시위이기도 하다. 지난 2003년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 2014년 ‘우산 혁명’ 때는 각각 최대 50만 명이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됐다. 우산 혁명은 지난 2014년 홍콩 행정장관의 완전 직선제 등을 요구하며 79일 동안 홍콩 도심을 점거하며 벌인 대규모 시위를 말한다. 시위대가 우산으로 경찰의 최루액 분사를 막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홍콩 정부는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사안별로 범죄인들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범죄인 인도 법안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홍콩의 야당과 시민단체는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을 악용할 수 있다면서 범죄인 인도 법안이 홍콩의 민주주의와 법치를 침해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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