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월경 격리 아동, 수천명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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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멕시코에서 미국 안으로 국경을 넘는 이민자들.

보건복지부 보고서

멕시코와의 국경을 불법으로 넘었다는 이유로 부모로부터 격리된 아동 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전에 밝혔던 것보다 수천명이 더 많았을 것이라는 정부 당국의 공식 보고서가 나왔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의 아동 격리 정책이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월경에 대한 무관용 정책을 공식화하기 훨씬 이전부터 널리 시행되고 있었다는 것을 입증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방보건복지부 감사관실은 17일 보고서에서 불법 입국을 이유로 부모나 보호자로부터 강제로 떨어진 아동 수가 이전에 확인된 약 3천명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수천명이 더 격리됐었을 수 있다고 밝혔다고 AP와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격리 아동이 얼마나 더 많은지는 불분명하다며 정확한 아동 수 및 무관용 정책 이전에 격리를 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이들 격리된 아동들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아동의 안전과 복지, 그리고 부모가 범죄경력을 가졌거나 적절한 문서를 갖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2017년 아동 격리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월경자들에 대한 무관용 정책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이전이다. 또 지난해 아동 격리가 큰 문제가 되면서 당국은 격리 아동 수가 2,737명이라고 확인한 바 있다.

이런 보고서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의 하원의원인 베니 톰슨은 트럼프 행정부의 시스템 부재와 함께 가장 가혹한 정책 중 하나에 관해 대중을 오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국토안보부(DHS) 케이티 월드만 대변인은 아동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어른으로부터 아동을 격리하는 일은 10년 이상 동안 기본적인 관행이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성년 자녀를 동반한 불법 이민이 성행하자 지난해 5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미성년자를 격리 수용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아동 격리 수용이 ‘비인도적’이라는 비난이 미국 안팎에서 거세게 일고 여당인 공화당 내부로까지 확산했다. 심지어 트럼프의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는 물론 장녀 이방카마저도 등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고집을 꺾고는 다음 달인 6월 20일 이 정책을 철회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이 철회됐음에도 지난해 7월1일부터 11월 7일 사이 부모나 보호자로부터 격리된 아동은 최소 118명이며 이들 중 82명은 13세 미만, 27명은 5세 미만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격리 사유로는 절반이상이 부모의 범죄 전력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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