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랑하는 동포 여러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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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혜
하나센터 사무총장/시카고

 

하나센터와 미교협은 흑인 커뮤니티에 대한 굳건한 지지와 연대의 목소리를 다음과 같이 발표합니다.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비롯하여 그동안 너무나 많은 흑인들을 살해한 경찰과 기타 공권력은 규탄받아야 마땅하며, 그들의 전횡은 지금 바로 중단되어야 합니다. 지금은 인종차별주의와 백인우월주의의 철폐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한인으로서 우리는 1992년의 엘에이 항쟁을 기억합니다. 로드니 킹을 참혹하게 구타한 경찰관들이 무죄로 방면된 후, 많은 흑인들은 코리아타운을 포함, 엘에이 곳곳에서 그들의 분노와 아픔을 정당하게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항쟁이 있기 1년 전에, 한인 가게 주인 두순자씨가 10대 흑인 소녀인 라타샤 할린스를 총살한 사건이 있었으며, 이로 인해 한인과 흑인 커뮤니티 사이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었습니다.
엘에이 항쟁 기간에 사우스 센트럴 엘에이에 있는 많은 비즈니스가 피해를 입었고, 이들은 당연히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경찰은 비즈니스들을 보호하는 대신, 도시와 근교의 부유한 백인 지역만을 방비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우리 아시안 아메리칸들은 조용히 생활하면서, 자녀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유색인종 이민자로서, 적극적으로 정치 활동을 해야 하고, 다른 유색인종과 연대하여 진보적인 아시안 아메리칸 지도력을 기르고 다인종을 아우르는 지역 및 전국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앞으로 제도적 인종차별 해결이라는 진정한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흑인 커뮤니티와 협력을 맺는 노력과 동시에 우리는 한인 또는 아시안으로서 우리도 모르게 체화된 반-흑인주의를 직시해야 합니다. 조지 플로이드씨에 대한 911 신고를 한 사람은 이민자 가족이 운영하는 소규모 비즈니스에서 일하는 직원이었습니다. 그가 죽어가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보면서도 개입하지 않은 경찰관 중 한 명은 동양인이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무지한 행동과 방관으로 인해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경찰은 흑인과 관련된 어떤 상황도 최악으로 몰아갈 수 있으며, 항상 그렇게 해 왔습니다. 우리 개개인과 커뮤니티 내의 반-흑인주의를 먼저 몰아내야 합니다.
현재 플로이드씨의 죽음을 규탄하는 시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언론과 정부는 1992년과 비슷하게 구조적인 인종차별주의와 그에 따른 공권력에 의한 수많은 흑인의 죽음이라는 사태의 본질이 아닌, “약탈”과 “재산피해” 및 “폭력적인 시위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대중의 관심을 돌리고, 우리를 분열 시켜 모두가 단합하면 이루어 낼 수 있는 진정한 변화를 막으려는 것입니다. 우리 아시안 아메리칸이 지난 엘에이 항쟁에서 얻은 교훈은 다시는 유색인종들끼리 분열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시카고의 CBS 뉴스 인터뷰에서, 서울 타코를 운영하는 데이빗 최씨는 “우리 가게 창문이 부서지는 것보다 훨씬 큰 문제는 경찰의 폭력이 흑인 및 유색인종 커뮤니티의 우리 형제자매들에게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심각한 상황은 좌시할 수 없으며, 그 때문에 우리는 모든 유색인종 커뮤니티 편에 서겠습니다”라고 밝혔듯이 말입니다. 미니아폴리스에서 간디 마할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루헬 이슬람씨와 그의 딸 하프사가 페이스북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 걱정은 하지 마세요. 다시 비즈니스를 일구고 회복할 수 있어요. 정의는 반드시 실현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인권과 민권이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2018년, 하나센터는 미교협과 서류 미비자 흑인 네트워크와 함께 “우리우지마”(Woori Ujima) 회의를 공동으로 개최한 바 있습니다. “우리 우지마”는 한국어와 스와힐리어로 “우리 공동의 일과 책임”이라는 뜻입니다. 우리 아시안 아메리칸 이민자들에게 현재 우리 공동의 일과 책임은 1992년의 교훈에 근거하여, 흑인 공동체의 지도력을 지원하고 존중하며, 이들과 연대해서 구조적인 인종차별주의에 맞서 싸우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책임은 개개인과 커뮤니티에 내재하는 반-흑인주의를 지속해서 성찰하고 도전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에 성공한다면, 함께 전 커뮤니티 모두에게 필요한 자유와 해방을 성취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센터는 시카고 지역 시위로 인해 피해를 겪으신 한인 동포분들께 마음 깊은 곳에서 위로를 전합니다. 코로나로 인한 불황에 이어 이번 피해로 인해 큰 도전을 맞게 된 동포분들과 더불어 인종 간 분열을 극복하고 인권 신장의 큰 걸음을 함께 내 딛기 위한 노력에 하나센터는 앞으로도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