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덕담과 격려가 오가는 송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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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한인사회에서도 송년모임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학교 동문회들을 비롯한 다양한 한인단체들은 오래 전부터 뜻깊은 송년모임을 위한 준비를 해 왔다. 연말까지 한동안 식당 등 송년모임이 열리는 장소에는 참석자들의 차량으로 크게 붐빌 것으로 예상된다.

송년모임은 디지털시대에 한층 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접속’은 일상화 됐지만 ‘접촉’은 갈수록 드물어지고 있는 세태 속에 모처럼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마주하고 음식과 함께 정담을 나눌 수 있기에 고단한 이민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소중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위로와 축하를 건네고 인간적인 교분을 쌓을 수 있다는 건 아날로그적인 송년모임만이 선사해 줄 수 있는 귀한 선물이라 할 것이다.

송년회는 말 그대로 한해를 되돌아보며 잘 마무리 하자는 취지의 모임이다. 한해를 잊는 자리라는 뜻의 ‘망년회’보다는 송년회가 훨씬 더 건강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 준다. 그런 만큼 송년회가 지나치게 흐트러진 분위기로 흐르는 것은 보기에 좋지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먹고 마시며 잘 노는 것도 중요하지만 송년회는 무엇보다도 다가오는 한 해를 위해 참석자들이 서로 격려를 나누는 자리가 돼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런 점에서 송년회를 좀더 의미있는 모임으로 만들기 위해 장학금 전달 등의 순서를 갖는 단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또 회원들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참석비를 받지 않는 모임도 늘고 있는 추세다.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동문이나 회원들이 조금 더 부담해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배려도 ‘나눔의 계절’에 걸 맞는 보기 좋은 풍경이다.

송년회의 깔끔한 마무리는 물론 안전한 귀가이다. 자칫 송년회의 흐트러진 분위기가 사건이나 사고로 이어지는 일이 있어서는 켤결 안된다. 특히 음주운전은 절대 금물이다. 술을 마실 생각이면 미리 운전자를 지정하거나 자동차 키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한다. 한해를 차분히 돌아보며 신년을 다짐하자는 좋은 취지의 모임이 악몽의 시작이 되는 건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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