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아의 건강밥상] 오크라 콩가루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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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아 요리연구가

 

옛날 아주 먼 옛날, 하늘나라 임금에게는 베를 잘 짜는 직녀라는 손녀가 있었다. 이웃에는 소를 모는 견우가 살고 있었는데 견우는 하늘나라에서 제일 가는 농사꾼이었다.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견우와 직녀는 한 눈에 사랑에 빠졌고 둘은 혼인을 하기에 이르렀다. 서로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매일매일이 너무나 행복해 베 짜는 일도 하지 않고 소 모는 일도 하지 않았다. 게으름을 피우는 모습에 화가 난 임금은 이 둘을 떨어트려 놓기로 했다. 길고 긴 은하수 별빛 강을 사이에 두고 떨어진 두 사람은 서로를 그리워하며 매일매일 눈물을 지었고 이들의 슬픈 이야기를 들은 까마귀들이 일년에 한 번 다리를 만들어 은하수를 건너 만나게 해 주었다는 아주 오래된 옛날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별빛이 흐르는 강. 옛날 사람들은 하늘 강에 용이 산다고 믿었기에 용을 뜻하는 미르와 시내를 합쳐 ‘미리내’ 라고 불렀다. 칠흑같이 어두운 여름 밤이면 견우와 직녀는 볼 수 없지만 은하수는 쉽게 볼 수 있다. 까만 밤하늘 촘촘하게 박힌 미리내 별빛 강을 올려다 보며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다리가 저기 어디쯤 있을까 생각했다.

 

오늘은 별모양과 꼭 닮은 채소 오크라를 사용해 찜을 만든다. 오크라는 찜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사랑받는 채소이다. 구어서 소금에 찍어 먹거나 잘라서 낫또와 같이 비벼 먹거나 빵가루와 함께 오븐에 굽는 오븐구이 또는 생으로 잘라 샐러드에 사용되기도 한다. 자른 단면이 별 모양처럼 예뻐 아이들 도시락 장식에도 자주 사용된다.

 

오크라의 끈적끈적한 수용성 식이섬유는 미용과 다이어트에 좋다. 항산화 작용을 하는 베타 카로틴과 비타민 B군들, 엽산 등의 풍부한 영양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단백질을 소화하고 흡수하도록 도와주고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는 성분이 가득한 오크라는 무엇보다 당의 흡수를 점차적으로 억제하고 혈당을 안정시켜 당뇨를 가진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식재료이다.

 

굵은 소금을 사용해 오크라 겉에 있는 잔털을 문질러 깨끗하게 씻는다. 적당히 물기를 제한 오크라에 고소한 콩가루를 묻히고 찜기에 올려 살짝 찐다. 찐 오크라를 적당한 그릇에 은하수 강을 만들듯 늘어 놓는다. 여기에 준비해 둔 양념장을 뿌려 내면 오크라 콩가루찜 완성이다. 겉은 아직 아삭하고 안은 끈끈한데 양념장을 얹어 먹으면 젓가락이 멈출 줄을 모른다.

 

장수하는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채소 중 하나인 오크라. ‘내가 먹는 것이 내가 된다’ 는 말을 아는 우리는 별 모양 채소를 주신 분께 감사하며 별을 먹고 별처럼 반짝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오늘부터 우리도 예뻐지자. 건강해지자. 별하고 친구하자.

 

 

필요한 재료들

오크라(Okra) 30개

날콩가루 반 컵

 

양념장

맛간장 또는 아미노간장 3큰술

뉴트리셔널이스트 반 큰술

파 약간

마늘 약간

홍피망 약간

 

 

만들기

  1. 오크라는 소금으로 문질러 씻고 봉지에 담는다.
  2. 콩가루를 넣고 흔들어 고루 묻힌 후 찜기에 5분간 찐다.
  3. 접시에 가지런히 놓는다.
  4. 파, 마늘, 홍피망을 다져 양념장을 만들고 찐 오크라에 올려 낸다.

 

서정아의 힐링건강요리교실

문의ssyj20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