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아의 건강밥상] 찹쌀 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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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아 요리연구가

경자년 새 해 첫 요리 칼럼은 달콤한 조청으로 시작한다. 물처럼 유유히 흘러가는 시간에 마디를 두어 365일 마다 돌아오는 새 해. 뜨고 지고를 반복하는 같은 해이지만 똑같은 해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은 저마다의 가슴 속에 담겨있는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 때문 아닐까. 아직도 새 해를 미묘한 떨림으로 맞이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 속에는 더 나은 삶에 대한 계획들과 더 깊은 관계에 대한 열망들이 담겨 있다. ‘올 해는 더 사랑해야지’ ‘더 열심히 일 해야지’ ‘더 건강해야지’ ‘무조건 행복해야지’와 같은 수많은 다짐들을 되뇌는 것이다.

 

보리씨를 발아시켜 만든 맥아를 엿기름이라 한다. 엿기름의 기름은 우리가 전을 부칠 때 사용하는 기름이 아니라 ‘기르다’의 명사형이다. 엿기름은 당화 효소 중 하나로 여기에는 아밀라아제를 비롯한 다양한 소화효소가 들어 있어서 위장의 기능을 원활하게 해 복부 팽만이나 위산 역류, 구토나 설사 등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을 준다. 찹쌀밥에 엿기름을 부어 놓고 기다리면 밥알이 삭아져 동동 떠오르니 정말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엿기름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밥알 삭히는 것을 상상할 수가 없다.

 

오늘은 찹쌀밥을 삭힌 물을 졸여서 조청을 만들어 본다. 조청은 주방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소중한 재료이다. 직접 만든 조청은 은은한 단맛이 나 음식을 맛깔스럽게 하고 윤기를 더 해 더 먹음직스러워 보이게 하고 식사 후에도 편안함을 준다. 찹쌀밥을 고슬하게 짓고 엿기름과 물을 넣고 잘 섞어 준다. 밥솥 가득 물을 붓고는 하룻밤을 기다린다. 삭힌 밥을 면보에 짜고 밥물을 불에 올려 졸여 준다. 적당히 졸이면 조청이, 더 졸이면 딱딱한 갱엿이 되는 것이다.

 

경자년 새 해가 밝았다. 새 해에는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나누면서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살리라 다짐해 본다. 보다 건강한 새 해를 위해 건강한 밥상과 함께 해 보자.

찹쌀 조청

 

재료들: 찹쌀 3컵, 엿기름 250g,  전기밥솥, 오트(납작 귀리) 1컵, 아몬드 우유 2컵, 잘 익은 바나나 2개, 소금 1/4작은술, 계피가루 1/2작은술, 아몬드 버터 1/2작은술, 호두 약간, 말린 크랜베리 약간, 아마씨 약간

 

만들기:

  1. 고슬고슬한 찹쌀밥을 짓는다.
  2. 엿기름과 물을 넣고 밥과 엿기름일 잘 섞이도록 하고 보온상태로 7시간 둔다.
  3. 면보에 부어 삭힌 물을 짠다.
  4. 삭힌 물을 불에 올려 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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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전체 과정과 설명이 담긴 영상을 유튜브 “서정아의 건강밥상”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찹쌀 조청 https://www.youtube.com/watch?v=xQc_jyaM5f4&t=19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