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사슴상 타이틀은 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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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맥스 더 무스’ 사슴상과 노르웨이에 세워진 사슴상.<유투브>

캐나다-노르웨이, “더 크게 만든다” 신경전

캐나다와 노르웨이가 ‘세계 최대 사슴 상’ 타이틀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1일 영국 가디언지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남부에 있는 인구 3만여명 규모의 무스조(Moose Jaw) 타운 주민들은 세계에서 가장 큰 사슴 상을 보유했다는 자부심이 크다. 높이가 10m에 달하는 이 사슴 상은 ‘맥 더 무스’(Mac the Moose)라고 불리는데 2013년에는 가장 인기 있는 ‘명물’로 지정될 정도로 유명세를 누린다. 무스는 북미지역에 서식하는 큰 사슴이다. 무스조라는 지명도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큰 사슴의 턱’이라는 뜻이다. 이 사슴 상은 혹독한 추위와 낙서, 그리고 턱 부근에 큼지막한 구멍이 뚫리는 심한 손상에도 꿋꿋하게 30년을 버텨왔다고 한다.

하지만 그 위상과 명성이 순식간에 사라질 위기에 처하면서 주민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노르웨이가 2015년 스테인리스강으로 제작된, 번쩍이는 거대 사슴 상을 세운 것이다. 수도 오슬로와 북단의 트론헤임 사이 스토르-엘브달지역에 세워진 이 사슴 상(Storelgen)은 맥 더 무스보다 키가 30㎝ 더 크다. 무스조 주민들은 노르웨이가 세계 최대 사슴 상의 타이틀을 가로채고자 의도적으로 이를 만들었다고 보고 ‘반격’을 모색하고 있다. 그레그 무어, 저스틴 레브스 등 몇몇 코미디언들이 노르웨이의 행태에 대해 ‘지독한 도발’이라고 지적하며 도둑맞은 영광을 되찾자고 호소한 게 도화선이 됐다.

프레이저 톨미 무스조 시장도 쌍수 들고 이를 환영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이 일은 내게 개인적으로도 중요한 일”이라면서 무스조라는 도시가 자기 부인 삼촌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무스조시 측은 제작자의 허가를 받아 맥 더 무스의 키를 지금의 두 배인 20m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어와 레브스는 이를 위한 모금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뿔의 크기를 키우거나 헬멧을 씌우는 등의 다양한 제안도 쏟아졌다.

노르웨이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스토브-엘브달측은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을 통해 “이 일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겠다”면서 “세계 최대 사슴 상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캐나다가 거대한 공공 예술작품을 놓고 다른 나라와 ‘쟁투’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0∼2000년대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하키 스틱 타이틀을 놓고 미국과 자존심 대결을 벌여 결국 2008년 세계 기네스 기록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랍스터 조각상’을 둘러싸고 호주와 티격태격 다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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