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헌수의 경제읽기] 미끼상품과 비열한 판매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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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공인회계사/변호사/Taxon 대표/시카고>

 

울타 뷰티라는 화장품 회사가 있다. 요즘 신세대 여성들 사이에 인기 있는 회사다. 그런데 이 회사가 최근에 소송을 당했다. 소비자 하나가 소송을 한 것이다. 소송을 한 소비자의 주장에 따르면 울타는 고객들이 사용하다가 반품한 제품들을 신상품들과 섞어놓고 판매를 했다고 한다. 울타의 전직 종업원 한사람의 증언도 나왔다. 반품된 제품을 다시 잘 만져서 새 제품처럼 만들어 고객에게 다시 팔도록 회사의 간부들이 시켰다는 것이다. 빅토리아 시크릿이라는 여성 속옷 전문점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전직 직원은 이런 증언도 한다. 크리스마스나 추수감사절이 다가오는 시즌에 매장에 찾아오는 손님들에게는 일부러 몸에 맞지 않는 속옷을 판매한단다. 고객에게 조금 크거나 작은 제품을 권하면서 그것이 딱맞는 사이즈라고 우겨서 사도록 만드는 것이다. 몸에 맞지 않는 속옷은 대단히 불편하다. 고객들은 점원이 몸에 맞는 제품이라고 주장을하니 제품을 사가기는 한다. 하지만 이런 고객들은 크리스마스나 추수감사절에 반드시 매장을 다시 찾는단다. 몸에 맞지 않는 속옷때문에 불편해 하다가 연휴에 큰 폭으로 세일을 하면 매장에 다시 와서 다른 제품들을 사간다는 것이다. 속옷은 한번 입으면 반품이 어렵다. 그러다보니 약삭빠른 점원들중에는 이런 기법을 사용해서 고객들을 다시오게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중고차를 판매하는 곳에서는 가끔 선전용책자에 엄청나게 싼 매물을 내놓을 때가 있다. 비슷한 종류의 다른 차들과 비교해 보면 최소한 오천불에서 만불 정도는 싸게 리스팅을 해놓는 것이다. 호기심에 전화를 해보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 중고차 판매상은 아직 그 차를 가지고 있다고한다. 하지만 직접 방문을 하면 자동차 중개상은 해당 차량은 보여주지 않고 엉뚱한 차들만 손님들에게 계속 보여준다. 가끔 집요하게 광고책자를 들이대면서 이 차를 보여달라고 하는 고객에게는 적당히 둘러댄다. 그 차가 이미 팔렸다거나, 가격이 잘못 인쇄된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인쇄가 잘못되어 벌어진 일이아니다.이런 미끼를 이용해서 사람들을 자기 매장으로 오게하여 다른 자동차들을 팔아 보려는 기교다.

부동산 중개인들이 쓰는 방법중에도 ‘미끼하우스’라는 것이 있다. ‘미끼하우스’들은 판매가 목적이 아니라 단순히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다. 예를들어 다 쓰러져 가는 형편없는 주택을 꽤 높은 가격에 리스팅을 해놓는다. 이런 주택이 미끼 하우스다. 중개인들은 집을 사러 온 사람들에게 먼저 이런 집을 보여준다. 그리고나서 자신이 정말로 팔고 싶은 집을 나중에 보여준다. 이러면 대부분의 주택구입자들은 나중에 보여준 집에 상당히 만족해 한다는 것이다.

여성들에게 고가의 모피를 파는 양품점에서는 대부분 점원들을 교육시킬 때 비싼 모피부터 손님들에게 보여주라고 교육을 시킨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싼것부터 차근차근 보여줘야 손님이 부담을 적게 가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수천불이 넘는 모피를 이미 사버린 고객의 경우에 목도리나 장갑같은 장신구를 살 때 몇백불을 쓰는 것은 상대적으로 아주 작게 느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값비싼 모피를 먼저 산사람들이 기타 장신구를 먼저 산 사람들보다 목도리나 장갑을 사는데도 훨씬 비싼 제품을 고른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당구대를 파는 한 매장에서 실제로 이런 실험을 한 적이 있다. 매장에 찾아온 손님들을 대상으로 처음 1주일 동안은 가장 싼 모델인 329불짜리 당구대부터 보여줬다. 그리고 나서 그 다음 1주일 동안에는 가장 비싼 모델인 3,000불 짜리 당구대부터 소비자들에게 먼저 보여줬다. 싼 당구대부터 먼저 보여준 1주일 동안에 팔린 당구대의 평균가격은 550불이었단다. 이에 반해서 비싼 당구대부터 먼저 보여준 두 번째 주동안 팔린 당구대의 평균 가격은 1,000불이 훨씬 넘었다고 한다.

오늘날 우리가 인식하고 있던 그렇지 않던 여러가지 판매기법들이 널리 쓰이고 있다. 어떤 경우는 합법적이지만 어떤 경우는 불법이다. 대부분의 경우는 불법까지는 아니더라도 손님들이 알게될 경우에 대단히 불쾌해 할 수있다. 불법적인 방법은 절대로 사용하면 안된다. 게다가 합법적인 방법이라고 해도 제한적으로 매우 조심스럽게 사용해야만 한다.  자신들이 이용당하거나 속았다고 여긴 고객이 매장을 다시는 찾지 않을 수도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