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헌수의 경제읽기] 에펠탑을 두번 판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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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 공인회계사/변호사/Taxon대표

 

조선에 봉이 김선달이 있었다면 서양에는 루스틱이 있었다. 빅터 루스틱은 사기꾼이다. 그는 1890년에 보헤미아에서 태어났다. 그가 유명해진 것은 두번이나 에펠탑을 팔았기 때문이다. 파리에 머물던 어느날 그는 뉴스 하나를 접한다. 프랑스 정부가 에펠탑을 관리하는데 엄청난 돈이 들어 골치 아파한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사람같았으면 그냥 듣고 말았을 평범한 뉴스다. 하지만 그는 이 뉴스를 듣고 기막힌 생각을 해낸다.  먼저 프랑스 정부 로고를 위조할 수있는 사람을 고용한다. 그리고 나서 여러가지 가짜 정부 문서들을 만든다. 그리고나서 고철 수집상 몇명을 고급호텔로 비밀리에 초대한다. 거기서 루스틱은 자신을 정부의 통신 관련 정책심의관이라고 소개를 한다. 그리고 초대된 사람들이 아주 정직한 사업가들이어서 특별히 선택되었다고 말해준다. 그리고 그들에게 프랑스 정부가 에펠탑을 관리하는데 돈이 너무 많이들어 고철로 팔아버릴까 궁리중이라고 설명을 해준다. 하지만 대중들이 알게되면 큰 소란이 날 것이므로 아주 비밀리에 진행중이라는 말도 했다. 루스틱은 자신이 에펠탑을 살 사람을 찾는 업무를 맡게 되었다고 말을 했다.  그날 초대된 사람들중에 에펠탑을 사는 것에 특별히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 하나 있었다. 그 사람은 성공한 고철상이었다. 하지만 더 크게 성공해서 파리에서 가장 성공한 사업가가 되고 싶어했다. 루스틱은 단번에 그의 욕망을 알아챈다. 그리고 비밀리에 그를 다시 만난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뇌물을 주면 당신이 에펠탑을 살수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큰 금액을 뇌물로 받는다. 돈을 받은 후 루스틱은 곧바로 오스트리아로 도망을 친다. 하지만 도망을 친후에 자신에 대한 뉴스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사기를 당한 사람이 너무나 창피한 나머지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고무가 된 루스틱은 파리로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에펠탑을 팔려고 또다시 시도한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된 경찰이 그를 체포하려하자 그는 미국으로 도망을 친다.

루스틱은 미국에서 또다른 유명한 사기를 친다. 그는 플로리다의 팜비치에 살면서 부자들과 사귄다. 그러던중 자동차 사업을 하던 한 사업가가 최근에 자금난을 겪는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루스틱은 그에게 접근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루마니아의 천재 과학자가 발명한 기계를 내가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계는 지폐를 그대로 복사할 수있습니다.” 루스틱은 그 사업가에게 기계를 보여준다. 마호가니로 만든 나무 상자였다. 상자 양쪽에는 구멍이 있었는데, 한쪽에는 천불짜리 지폐를 넣고 다른 한쪽에는 흰색 종이를 넣는다. 남북전쟁이 끝난 당시에만해도 천불짜리 지폐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는 이기계가 종이를 돈으로 만드는데는 6시간이 걸린다고 말해준다.  6시간후에 그와 다시 돌아와서, 상자를 열어보니 천불짜리 지폐 두장이 들어있다. 루스틱은 사업가에게 지폐 두장을 다 주면서 은행에 가서 시험해 보라고 한다. 사실 지폐는 둘다 진짜였다. 루스틱이 자동차 사업가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누군가가 종이 대신에 진짜 돈을 넣어 놓은 것이다. 사업가는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이 상자를 비싼 돈을 주고 산다. 하지만 집에 가서 아무리 종이를 넣어도 돈으로 변하지는 않았다. 이런 사기를 ‘루마니아 상자”사기 수법이라고 한다.

루스틱은 오늘날 사기꾼의 원조다. 그가 생전에 말했던 사기꾼의 십계명을 살펴보자. 첫째, 인내심을 갖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라. 두번째, 절대로 지겨워하지 마라. 세번째는 상대방이 정치적인 의견을 드러내도록하라, 그리고 상대방의 그런 정치적인 견해에 동의를 하라. 네번째는상대방이 종교적인 관점을 드러내도록하라, 그리고 상대방과 같은 종교적인 관점을 가져라. 다섯번째는 은근히 성적인 이야기들을 하라. 하지만, 상대방이 성적인 이야기에 큰 관심을 가질때만 이렇게 해야한다. 여섯번째는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프다거나 질병에대한 이야기는 절대로 하지말라. 일곱번째는 절대로 상대방의 사적인 일을 캐묻지 말라. 그들은 결국에 전부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여덟번째는 절대로 잘난체 하지말라. 그저 네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아주 조용히 드러나게 해야한다. 아홉번째는 항상 깔끔하게 차려 입어라. 마지막 열번째는 절대로 술에 취하지 말라. 이성에게 관심을 끌고 싶을때 사용하면 아주 좋은 방법처럼 보인다. 실제로 오늘날 많은 세일즈맨들이 위의 십계명을 실천하고 있다. 나쁘게 이용하지만 않는다면 아주 좋은 사교기법들이다.<공인회계사/변호사/Taxon대표/시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