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쉴수 없다” 흑인사망···유혈폭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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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밤 미니애폴리스에서 벌어진 항의시위가 방화와 약탈 등 폭동 양상으로 번진 가운데 한 남성이 불타는 오토존 매장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AP]
미니애폴리스 항의시위 후 폭도들이 타깃 매장에 들어가 망치로 계산대를 부수며 현금과 물품을 약탈하고 있다.[AP]

미니애폴리스선 상점약탈·방화···1명 사망
타 대도시로 시위 확산···법무부 ‘엄정수사’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메모리얼데이인 지난 25일 비무장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진 사건이후 분노한 시위대의 항의 시위가 방화와 약탈 등 폭력 양상으로 치닫는 등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미국의 누적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자칫 이번 사건이 코로나19로 억눌린 민심을 더욱 자극해 몇 년 전 세인트루이스 인근 퍼거슨의 흑인 사망으로 촉발된 제2의 퍼거슨 사태나 폭동으로 비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28일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흑인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성난 시위대의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백인 경찰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의 목을 무릎으로 찍어 눌러 플로이드가 숨을 쉬지 못하겠다며 고통을 호소하다 사망하는 사건이 행인의 동영상에 그대로 담겨 공개되면서 이에 분노해 전날 거리로 쏟아져 나온 수천 명의 군중은 28일 아침까지 경찰과 충돌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경찰서에 돌을 집어 던졌고,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하며 시위 진압에 나섰으나 시위는 이내 유혈 사태로 변했다. 성난 군중은 인근 대형마트인 타깃 등 상점의 문과 유리창을 부수고 난입해 물건을 약탈했고, 시위대가 휩쓸고 간 매장 내부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폐허가 됐다. 타깃 매장 벽은 시위대가 남긴 스프레이 페인트 낙서로 얼룩졌다. 인근 전당포에서는 1명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 경찰은 전당포 주인이 약탈 시위대에 총을 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총기로 무장한 주류상점 직원이 파괴된 매장을 정리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포착됐다.

방화도 30여건이나 발생하면서 곳곳에서 불길이 솟아올랐다. 대형 건축물 공사 현장은 밤사이 잿더미로 변했고, 주택가와 상점, 차량도 불길에 휩싸였다. 일부 시위대는 화재 진화를 위해 출동한 소방차에도 돌을 집어 던졌다. 제이컵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에게 주 방위군 출동을 요청했고, 월즈 주지사 측은 이를 승인했다고 전했다. 프레이 시장은 “비극이 더 많은 비극을 불러와선 안 된다”고 시위대의 진정을 당부했다.

폭력 시위는 다른 도시로 번졌다. LA에서도 27일 저녁 수백명의 시위대가 101번 프리웨이를 막고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고 외치면서 경찰 순찰대 차량 유리를 박살내는 등 시위를 벌였고, 테네시주 멤피스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이 출동하며 2명이 체포됐다.

흑인 사회를 중심으로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매우 슬프고 비극적인 죽음”이라며 연방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에 조사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법무부도 성명을 내고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엄정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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