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박테리아 전세계 확산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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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질병통제센터, 항생제 내성 ‘칸디다 진균’

일리노이서도 144명 감염

최근 연방질병통제센터(CDC)가 항생제 내성 슈퍼박테리아(슈퍼버그)인 ‘칸디다 진균’(Candida Auris/사진)의 전 세계 확산 가능성을 경고해 주목된다.

CDC는 최근 수년간 뉴욕 등 일부 주에서 감염 환자가 빠르게 늘자 자체 관리하는 ‘급박한 위협’ 등급의 세균 리스트에 이 박테리아를 올렸다고 주요 언론들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09년에 처음 발견된 이 박테리아는 노약자 등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에게 주로 전염한다.

미국에선 첫 환자가 나온 2013년 이후 최소한 587명이 감염됐는데 뉴욕(300여명)·일리노이(144명)·뉴저지(104명) 3개 주에 환자가 집중됐다. 지난해 뉴욕 마운트 시나이 종합병원에선 복부 수술을 받은 한 고령 환자가 이 박테리아 감염증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CDC 관리들은, 이 박테리아의 항균제 내성이 갈수록 강해져 머지않아 치명적 세균으로 변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박테리아는 미국 이외 지역에서도 빠르게 퍼져 지금까지 환자 발생을 보고한 나라만 20개국이 넘는다.

이 박테리아는 혈액, 상처 부위, 귀 등에 여러 가지 형태의 감염증을 일으킨다. 때로는 호흡기와 소변 샘플에서도 발견되지만, 실제로 폐나 방광에 감염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세계적으로 이 박테리아 감염 환자는 병원이나 노인요양원 같은 건강관리 시설에서 많이 나온다. 요양원에서 지내는 수술 환자나, 호흡관·영양공급관·중심 정맥 카테터(central venous catheters) 등을 쓰는 환자는 특히 감염 위험이 높다. 그러나 나이에 따른 감염 편차는 거의 없어, 조산아부터 고령자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환자가 생긴다.

주로 감염자에서 비감염자로 옮기지만, 세균이 묻어 있는 물체의 표면이나 장비를 접촉해도 감염된다. 건강 상태가 좋고 면역체계도 강한 사람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보균자로 남을 수 있다.이 박테리아는 앞서 여러 가지 병증을 가진 환자에게 많이 전염해, 증상만 갖고는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고, 혈액이나 다른 체액을 실험실에서 배양해 봐야 확진할 수 있다. 감염이 확인된 환자가 사망하면 정확한 사인을 밝히는 게 또 다른 문제로 남는다. 기존의 병증 때문인지, 아니면 감염 때문인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대부분의 칸디다 진균 감염증은 아직 항균제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현존하는 3대 항균제에 모두 내성을 보이는 경우도 없지 않다. 현 추세로 가면 이 박테리아 감염증에 고단위 복합 항균제를 써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CDC 관계자는 “제한된 숫자의 환자들로부터 산출한 것이긴 하지만, 칸디다 진균 감염증의 치사율은 낮게 봐서 30%, 높게 보면 60%로 추정된다”면서 “감염 이전에 다수의 환자가 갖고 있던 다른 심각한 질병이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슈퍼박테리아의 치명적 위험 경고는 수년 전부터 나왔다. 일례로 세계보건기구(WHO)는 2017년 12종의 슈퍼박테리아를 발표해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그때 WHO는 전 세계에서 매년 70여만명이 이 박테리아에 감염돼 사망할 것으로 추정되며, 2050년엔 사망자가 연간 1천만명까지 늘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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