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좀 제발 그만”···괴로운 방학전쟁

1106

아침 기상직후부터 하루 종일 게임·SNS만

부모들, 자녀와 갈등 방학중 중독상담 껑충

오는 가을학기에 6학년이 되는 아들을 둔 한인 이모(44)씨는 여름방학이 되면서 아들과 매일같이 언쟁을 벌이고 있다. 아들의 스마트폰 사용 문제 때문이다. 이씨는 여름방학이 시작되고서부터 하루 10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아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어쩔 수 없이 잔소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아침에 눈을 뜨면 아들은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에 스마트폰부터 손에 든다. 식사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종일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 검색, 페이스북 등 SNS에 빠져 살다시피하고 있다. 서버브에 거주하는 김모(38)씨도 사정이 비슷하다. 방학이 시작됐지만 초등학교 2학년 딸은 아예 집밖으로 나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에 빠져 하루 종일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고 있다. 부부가 맞벌이를 하면서 체험활동 캠프에 보내고 있지만 그 시간을 제외하면 잠들기 전까지 스마트폰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여름방학 아이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한인 청소년들이 인터넷과 스마트폰 게임에 몰입해 게임중독에 빠질 위험에 노출되면서 학부모들의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한인 상담기관 조사에 따르면, 한인 10대 청소년들에 대한 상담 가운데 스마트폰이나 게임중독이 폭력, 마약 문제 등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특히 자녀의 스마트폰 중독에 관한 상담은 학기 중보다 방학기간 더욱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학기 중에는 친구들과 다른 활동에 참여하느라 그나마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시간이 제한되지만 여름방학에는 이런 기회가 줄면서 가정에서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스마트폰에만 집중하다보면 중독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 것.

전문가들은 한인 청소년들이 여름방학 동안 스마트폰을 통한 인터넷 게임 혹은 태블릿 게임기 등을 시간제한 없이 하루종일 사용하면서 심각한 게임중독에 빠질 수 있다며 올바른 여름방학 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인 청소년 상담 전문가들은 “맞벌이 부부가 많은 한인 가정에서 자녀를 집에 방치하면 자제력이 떨어지는 10대들은 스마트폰이나 게임 중독에 쉽게 빠져 든다”며 “게임중독의 심각성과 예방의 중요성을 부모가 먼저 인식하고 자녀들이 건강한 여름방학을 보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어 “비영리단체를 통한 봉사활동과 취미생활, 운동 등 학생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외부활동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김철수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615 Milwaukee Ave Glenview, IL 6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