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장애·자폐증 한인청년 미국을 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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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갓 탤런트 시즌 14에서 골든 버저를 받은 코디 리씨가 어머니 티나 리씨와 함께 환호하고 있다.[사진 NBC 제공]

시각 장애와 자폐증을 지닌 코디 이(앞줄 가운데)씨와 가족들이 골든 버저를 준 심사위원 가브리엘 유니언(오른쪽 두번 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Kodi Lee 인스타그램 캡처]
코디 이씨, 아메리카 갓 탤런트‘골든 버저’받아

시각장애와 자폐증을 지닌 한인 3세 코디 이(22)씨가 지난 28일 방영된 NBC 인기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 시즌 14’에서 심사위원 골든 버저를 받아 본선에 진출했다.
이날 피아노를 치며 도니 해서웨이의 ‘당신을 위한 노래’(A Song For You)를 부른 그는 첫 소절에서 관객의 환호를 이끌어냈고 노래가 끝나기도 전에 심사위원과 청중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며 순식간에 감동의 눈물바다를 만들었다. 그렇게 코디 이씨는 아메리카 갓 탤런트(America’s Got Talent) 시즌 14에 새롭게 합세한 심사위원 가브리엘 유니언의 골든 버저(Golden Buzzer)를 받고 본선으로 직행했다. 골든 버저는 각 심사위원이 시즌 당 한 번밖에 누르지 못하는 기회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할리웃 본선에 곧바로 진출하게 된다.
이날 가브리엘 유니언은 어머니 티나씨에게 “올해 새롭게 심사위원이 되었고 어머니가 되었다. 당신도 나처럼 아이들에게 달과 별, 무지개를 따다 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 밤 내가 당신에게 특별한 것을 주고 싶다”며 이번 시즌 첫 골든 버저를 눌렀다. 골든 버저를 받은 코디 이씨는 무대 위에서 방방 뛰며 “골든 버저를 받았다. 내가 골든 버저를~”고 벅찬 기쁨을 표현했고 심사위원들의 포옹 사례를 받았다.
코디 이씨는 가브리엘을 포함한 심사위원들 모두에게 극찬을 끌어 냈다. 호위는 “훌륭하다. 우리가 하는 일의 진정성을 느끼게 해주었다. 영감도 훌륭하고 재능도 훌륭하다”고 심사평을 시작했다.
사이먼 코웰은 코디에게 “놀랍다. 비범함 그 자체이다. 코디가 살아가는 세계가 어떤 것인 지 모르지만 당신과 당신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환상적이다. 정말 아름다운 음색을 가지고 있다. 남은 생애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박수로 응원했다. 줄리안 허프는 “당신의 마음과 열정이 전해졌다. 당신의 목소리가 우리 모두를 날려버렸다”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이어 줄리안 허프는 “모든 사람이 목소리와 표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당신의 열정과 목소리가 우리 모두를 감동시켰다. 아름다웠다”고 평했다.
코디 이씨는 한인 아버지 에릭 태현 이와 미국인 어머니 티나 레니 이씨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다. 시각장애를 지녔고 4세에 자폐증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이 장애도 코디의 음악에 대한 강한 애정과 열정 앞에서는 아무런 방해물이 되지 못했다. 어려서 피아노를 치고 노래하는 아들을 보며 ‘타고난 엔터테이너’라는 생각을 했다는 어머니 티나씨는 아들이 시각 장애로 인해 청각과 촉각에 민감하고, 어떤 곡이든 한번 들으면 그대로 연주해내는 능력이 있어 늘 음악과 함께 했다고 전했다.
한인 사회와도 인연이 깊다. 일곱 살이던 2004년 9월 코디 이씨는 밀알선교단과 한미특수교육센터가 마련한 콘서트에 이지선 자매, 하덕규 목사와 함께 참가해 ‘조이 투 더 월드’ 등의 연주와 찬양을 했다. 또, 아홉 살 때는 한국 KBS 1TV ‘사랑의 리퀘스트’에 출연해 모아진 성금으로 그랜드 피아노를 선물받으며 천재 피아니스트로 알려졌다.<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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