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배우인 것 자랑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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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출신 브로드웨이 뮤지컬배우 앤 샌더스

전세계 연극과 뮤지컬의 중심인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뮤지컬 배우로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시카고 출신의 여성 배우가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현재 디즈니 뮤지컬 ‘프로즌’(겨울왕국)에서 엘사의 어머니인 퀸 이두나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는 앤 샌더스<사진>. 이목구비가 뚜렷한 이국적인 외모의 샌더스는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외모에서 한국계 혈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지만 부산 출신의 어머니와 폴란드 국적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한인”이라며 수줍게 자신을 소개했다.

시카고에서 태어나고 자란 샌더스는 “어렸을 때 혼혈이라는 이유로 따돌림도 당하고 힘들었지만, 지금은 덕분에 아시안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 극장 현장에서도 그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시카고에서 뮤지컬 공연을 보고 한눈에 반해 그 길로 오디션을 보고 배우를 시작했다. 1994년 디즈니의 첫 브로드웨이 뮤지컬 작품인 ‘미녀와 야수’에 출연, 뉴욕 브로드웨이에 입성한 후 ‘애비뉴 Q,’ ‘왕과 나’ 등 다수의 유명 뮤지컬에서 조연 및 주연을 맡는 등 맹활약하고 있다.

샌더스는 “9.11테러 이후 디즈니에서 실의에 빠진 뉴요커들을 위로하는 따뜻한 내용의 다양한 작품들을 공연했는데, 가족의 소중함을 전하는 ‘프로즌’에 출연해 기쁘다. 아이들 뿐 아니라 온 가족이 모두 좋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면서 처음에는 백인이 아닌 것이 마이너스로 작용했으나 현재는 아시안 배우인 것이 오히려 자랑스럽다”면서 “브로드웨이 뮤지컬계에서 한인을 포함한 더 많은 아시안들의 활약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샌더스는 “아시아태평양 문화 유산의 달을 맞아 미국에 뿌리를 내리고 아시안으로 살아온 선조들을 생각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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