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학생 70% ‘사이버 왕따’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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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줌·채팅 도중
인종욕설·괴롭힘 불구
제대로 피해신고 못해

#컬버시티에 거주하는 한 한인 학생은 줌 화상 프리젠테이션을 하던 중 해킹을 당했다. 자신의 채팅방으로 들어온 해커가 갑자기 막말을 시작한 것이다. 곧바로 쫓겨 나긴 했지만 줌 채팅에 들어가기 전 “칭총, 아시안은 죽어 마땅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시애틀에 거주하는 또 다른 한인 학생은 영국에서 방문한 친구와 길을 걸으며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던 중 회사원처럼 보이는 말쑥한 청년이 갑자기 다가와 그들을 향해 침을 뱉는 인종차별 피해를 당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한인 등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과 증오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어린 학생이나 청소년들이 왕따 또는 따돌림, 사이버 불링 등 형태로 차별적 피해를 당한 사례들이다.

이처럼 코로나 상황 속에 한인 등 아시안 청소년과 아동들이 겪는 대면 또는 온라인 상에서의 왕따와 괴롭힘 피해도 급증해 학생들의 약 80%가 피해 경험을 토로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특히 아시안 아시안 청소년의 70%가 온라인 상에서 ‘코로나 왕따’를 경험하거나 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태계(AAPI) 불링피해 방지 단체 ‘액트 투 체인지’(Act To Change)와 인권단체 ‘스탑 AAPI 헤이트’(Stop AAPI Hate), 데이터 콘보스가 아태계 청소년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2021년 아시안 아메리칸 혐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한 해동안 아시안을 비난하는 인종차별적 비유로 사이버 왕따 피해를 입은 아시안 청소년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목할만한 점은 아시안 청소년들이 문화적 장벽, 성인과 학교에 대한 신뢰부족으로 인해 또래보다 성인에게 왕따 피해를 신고하지 않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또, 아시안 부모와 간병인, 교육자들은 아시안 청소년들이 왕따 피해를 당했을 때 대처하거나 싸우는 데 필요한 지식이나 방법을 잘 모르고 있어 성인의 3분의 1이 왕따 피해를 알고도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액트 투 체인지’의 브린다 레이는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아태 청소년에 대한 왕따가 사회에 만연해해지고 있으나 왕따 피해 사례의 신고 부재가 지속되고 있다”며 “아태계 청소년들이 대화를 통해 이를 해결해가고 아태 커뮤니티와 기타 지역에서 발생하는 왕따 피해를 없애는 리소스를 공유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권단체 ‘스탑 AAPI 헤이트’는 코로나19 이후 아태계 청소년에 대한 증오, 차별, 인종차별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며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국계가 43.5%로 가장 많은 피해를 봤고 한인도 16.8%로 뒤를 따랐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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