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한일전 ‘2.4cm’에 승부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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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2관왕에 등극한 김제덕이 우승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

김제덕 결정적 10점으로
남자단체 준결승서 일본 꺾어

독보적인 한국 양궁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남자 단체전마저 휩쓸고 세 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오진혁(40·현대제철), 김우진(29·청주시청), 김제덕(17·경북일고)으로 이뤄진 남자 대표팀은 26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남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대만을 6-0(59-55 60-58 56-55)으로 완파했다.

한국 양궁은 혼성 단체전, 여자 단체전에 이어 남자 단체전 등 3개 종목을 석권했다.

이날까지 한국 선수단의 모든 금메달이 신궁들의 화살촉 끝에서 나왔다.

이번 대회에 처음 도입된 혼성 단체전에서 안산(20·광주여대)과 김제덕이 첫 우승의 역사를 이뤘다.

여자 대표팀은 1988년 서울 대회 이래 단체전 9연패의 위업을 25일에 달성했고, 우승의 기(氣)를 받은 남자 대표팀이 2회 연속 단체전을 제패했다.

남자 대표팀 역시 1988년 서울 대회 이래 9번 중 6번이나 금메달을 수집해 여자 대표팀 못지않은 최강의 실력을 입증했다.

김제덕은 안산에 이어 한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두 번째 2관왕이 됐다.

이날까지 탄생한 도쿄올림픽 멀티 메달리스트(메달 2개 이상 획득 선수) 중 금메달만 2개를 딴 이들은 모두 한국에 있다.

한국 양궁은 남녀 개인전에서도 태극기를 꼭대기에 올리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전 종목을 석권한다.

일본과의 4강전이 사실상의 결승이었다.

한국인 지도자 김상훈 감독의 지도로 부쩍 성장한 일본은 4세트를 잡아 극적으로 세트점수 4-4(58-54 54-55 58-55 53-56)를 만들고 슛오프로 경기를 끌고 갔다.

연장 개념인 단체전 슛오프에서는 양 팀 선수들이 번갈아 화살을 쏴 세 선수의 점수 합으로 승부를 가른다.

슛오프에서도 28-28로 승패를 갈리지 않았고, 중심부와 가장 가까운 곳에 화살을 쏜 팀이 승리한다는 규정에 따라 한국이 극적으로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고교생 궁사 김제덕의 10점짜리 화살은 중심에서 3.3㎝ 떨어진 곳에 꽂혔다. 일본 대표팀보다 2.4㎝가 과녁 중앙에 더 가까워 일본을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어냈다.

고비를 넘은 한국은 결승에서 대만에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밀어붙여 세 번째로 태극기를 펄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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