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녀들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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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Sonia Pulido/뉴욕타임스]

증상 있거나 확진자에게 노출됐을 경우 필수
학교나 데이케어에서 요구하는 규정도 살펴야
상황에 따라 PCR 보다 항원 검사가 나을수도

4살짜리 딸은 병원 진료를 그다지 무서워하지 않는다. 독감 주사? 움찔하지도 않는다. 이마를 꿰매는 것도 별 일 아니다. 몇 년 전에는 혈액 납검사를 위해 간호사가 그녀의 손가락을 찌르고 피를 짜서 작은 유리병에 방울방울 떨어뜨리는 것도 차분하게 지켜봤다. 그러나 코로나 진단검사는 달랐다. 프리스쿨이 재개되기 직전인 9월 초 어린 딸이 기침을 하고 목이 아프기 시작했다. 코막힘이 심해지자 딸이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걸 알았다. 그러나 간호사가 파이프 클리너를 닮은 붓이 달린 기다란 면봉을 들고 딸에게 다가오자 그녀는 얼굴을 가리고 뒤로 물러섰다. 결국 두 사람이 딸을 잡고 있어야 했고 면봉이 들어가자 비명을 지르며 눈물 범벅이 되었다. 검사는 빨리 끝났지만 딸은 반 시간 동안 울면서 다시는 다른 병원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우겼다. 딸은 이제 길고 가느다란 기구로 살펴보는 것을‘침’이라고 부른다.

12월 하순 딸은 프리스쿨에 가기 위해 다른 검사를 해야했지만 이번에는 아프다고 하지 않았다. 지난번 딸의 행동에 대한 기억이 여전히 생생했던 나는 즉시 조사를 시작했다. 덜 침습적인 진단검사를 고려할 수 있었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정확도는 충분할까? 그리고 진단검사 받기 싫어하는 비위가 약한 어린이를 준비시키는 이상적인 방법이 있었을까? 알아보았지만 이러한 질문들 중 어느 것도 간단한 답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더 많은 것을 알기 위해 5명의 의사와 미국 최대의 어전트 케어 2곳에 컨설팅을 했다.

■자녀에게 검사가 필요한지 어떻게 알 수 있나

어린이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필요로 하는 주요 이유는 4가지로 ▲증상이 있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에게 노출되었을 경우 ▲그들의 학교나 데이케어, 병원이 요구할 때 ▲여행 전후 예방조치로 필요한 경우다. 미국 최대의 소아과 주치의 그룹인 텍사스 어린이 소아과와 텍사스 칠드런 어전트 케어의 CMO이자 부사장인 스탠리 스피너 박사는 자녀가 코로나 증상이 있는 경우, 심지어 콧물이나 인후통과 같은 경미한 증상들이라도 진단검사를 받고 집에 머무르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코로나 노출 여부를 모르는 상태에서 아주 경미한 증상을 보인 아이들이 우리 매우 정확한 PCR로 진단검사를 받고 나면 코로나 양성 반응이 나오는 경우를 수시로 보고 있다”고 스피너 박사는 말했다. 자녀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 자녀가 증상이 없더라도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규정하는 ‘밀접 접촉’이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와 6피트 이내에서 최소 15분을 접촉했거나 키스 또는 포옹을 포함한 직접적인 신체 접촉을 한 경우다. 자녀가 학교나 데이케어에 갈 경우 해당기관은 언제, 어떻게 진단검사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이 있을 수 있다. 집에 머무르는 것이 가장 안전하지만 자녀와 함께 여행을 해야 할 경우 CDC는 여행 1~3일 전 진단검사를 받고 여행에서 돌아와 3~5일 후에 다시 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 보스턴 어린이병원의 전염병 전문가 크리스틴 모핏 박사는 자녀에게 검사가 필요한지 여전히 확실하지 않다면 소아과 의사에게 전화해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 어린이를 포함한 모든 가족 구성원이 사용할 수 있는 CDC의 의료용 측정도구를 사용할 수도 있다.

■어린이를 위한 진단검사 유형들

어린이를 위한 바이러스 진단검사는 대부분의 경우 성인을 위한 것과 동일하다. 연방 식품의약국(FDA)은 응급시 진단 검사의 두 가지 기본 범주 사용을 승인했다. 바이러스의 유전 물질을 검출해 실시하는 분자 PCR 검사(일부 검사소에서는 하루만에 결과를 알려주기도 한다)가 가장 정확한데 결과가 나오는데 며칠 걸릴 수 있다. 두 번째 유형의 검사는 항원 검사로 코로나바이러스에서 발견되는 단백질 요소를 찾아다니는 검사다. 항원검사는 전형적으로 15분 이내에 결과를 신속하게 알 수 있지만 분자 검사보다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 검사업체가 조직 샘플을 채취하는 방식은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PCR 검사 또는 항원 검사 여부에 관계없이 다음과 같은 채취방식이 있다. 비인두 면봉(끝에 브러시가 달린 긴 면봉을 코 속으로 넣어 목까지 도달하는 방법), 콧구멍으로 1인치 정도 삽입되는 짧은 면봉, 목 뒤쪽에 있는 편도선의 긴 면봉, 또는 잇몸과 턱을 휘젓는 짧은 면봉이다. 아직 심사 중에 있는 새로운 방식인 타액검사는 멸균 용기에 침을 흘려야 하므로 어린 아이들에게 사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및 텍사스주에 100개 이상의 클리닉이 있는 ‘패스트메드 어전케어’(FastMed Urgent Care) 네트웍은 현재 급행 항원 검사를 수행하기 위해 긴 면봉을 사용하고, PCR 검사에는 짧은 면봉을 사용한다고 최고의료책임자 중 하나인 레인 타신 박사가 말했다. 그러나 16개주에 클리닉을 갖고 있는 다른 어전케어 그룹인 메드익스프레스(MedExpress)는 약 200개의 어전케어 센터에서 PCR검사이든 항원 검사이든 모든 환자들에게 짧은 비강 면봉을 사용해 진단검사를 한다고 이 회사임상책임자인 제인 트롬베타는 밝혔다.

■자녀가 어떤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할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녀가 받는 진단검사의 종류는 주로 해당 지역에서 사용하는 검사에 따라, 결과를 알게 되는 데 걸리는 시간 및 자녀가 필요로 하는 이유에 따라 달라진다. 일부 데이케어 센터와 학교는 학교로 돌아가기 위해 PCR 검사 결과를 필요로 하므로 사전에 규정을 다시 확인해보는 것이 가장 좋다. 긴 면봉 분자 검사는 가장 좋은 표준으로 간주되지만 덜 침습적인 진단검사 방식도 신뢰할 만하다. 정기적 검사를 위해 뉴욕시장실 보건부서 상임고문인 제이 K. 바마 박사는 짧은 면봉은 “더 길고 깊게 들어가는 면봉으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검사를 수행한다. 어른과 어린이 모두에게 해당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여름 동안 뉴욕시의 공공병원 코로나검사소에서 긴 면봉에서 짧은 면봉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뉴욕대 랭곤 헬스의 소아 전염병 전문가 제니퍼 라이터 박사는 감염이 이루어지고 있을 경우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아이들을 신속하게 식별할 수 있기 때문에 항원 검사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항원 검사는 증상이 시작되는 날을 전후로 조직 샘플에 있는 바이러스의 양이 가장 많을 때 가장 정확하다.

■주의점은

많은 코로나 검사소는 자동차 안에서 검사를 받는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클리닉으로 들어가야만 한다해도 코로나 감염 위험은 낮다고 전문가들을 말한다. 미국소아과학회 감염병 위원회 부회장인 션 오레리 박사는 “내 경험으로, 지금 헬스케어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은 감염 통제를 위해 믿기 어려운 만큼 조심하고 있다”며 “헬스케어 시설 종사자들이 처한 감염 위험은 아마도 현재 미국에서 다른 분야 종사자들과 비교해 아주 낮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검사소는 사람들에게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의무화하고 있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또한 반복적으로 진단검사를 받는다해도 검사 자체가 유아를 포함한 어린 아이들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긴 면봉이 잠깐 동안 불편함을 주는 것을 두고 오래리 박사는 농담으로 “뇌 조직검사”라고 표현했지만 코나 목을 장기적으로 위험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검사를 위한 준비

놀라고 싶지 않다면 검사업체에게 어떤 유형의 진단검사를 제공하는지, 미리 샘플을 채취하는 방법에 대해 문의하는 게 좋다. 당신의 자녀에게 미리 일어날 일에 대해 직설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최선이다. 짧은 비강 면봉 검사는 의사가 코 안쪽을 면봉으로 문질러 분비물을 채취하는데 그렇게 아프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라. 긴 면봉 검사는 면봉이 조금 불편해 보일 수 있지만 빨리 끝날 것이라고 설명함으로서 자녀를 준비시키도록 한다. 또한 모든 연령대의 아이들, 심지어 아기들도 이 검사를 받는다고 말해주는 게 좋다. 라이터 박사는 무엇보다도 진단검사는 별 것 아니고 금방 끝난다는 사실을 주지시켜줄 필요가 있다며 “아이들은 자신이 알게 되는 만큼 걱정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검사자가 착용하는 보호 가운, 마스크 및 페이스 쉴드를 보고 자녀가 겁에 질릴 수 있으므로 사람들이 외출할 때 천 마스크를 착용하듯이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입는 옷이라고 설명해주는 게 좋다. 일부 병원은 콜로라도 어린이 병원이 만든 동영상처럼 코로나 검사 작동법과 가족들이 예상해야할 사항에 대한 비디오를 만들고 있다. 자녀가 이해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되면 이 비디오를 함께 시청한 다음 나중에 대화를 나눠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검사를 받기 위한 대기 시간을 미리 알아보라. 많은 지역의 경우 검사장 대기 시간이 길기 때문에 아이들을 위해 물, 간식 및 놀이용품(크레용, 스토리 북)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자녀의 소아과 주치의가 코로나 검사를 실시할 경우 자녀들은 이미 익숙한 사람에게 검사를 받게 되므로 안심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아이들을 검사한 경험이 있는 곳을 찾아 가도록 하라”고 오래리 박사는 조언했다. 정기적으로 아이들에게 코로나 진단검사를 하는 의사와 간호사는 자녀가 긴장하거나 두려워하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By Christina C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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