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내가 쓰던 가위 어디로 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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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직장내 각종 비품에 대한 도난발생률이 급증하면서 새로운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직장내 물품도난 급증, 감시소홀·직원충성도 저하 등 원인

미국 직장인들의 윤리 의식이 도마위에 올랐다. 

볼펜, 풀, 가위에서부터 팔렛트 분량의 대형 물품에 이르기까지 미국 직장에서 크고 작은 물품 도난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고용주의 감시 소홀과 직장 충성도 저하가 도난 급증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국제공인부정조사관협회’(the Association of Certified Fraud Examiners)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에서 ‘비현금 자산’에 대한 도난발생률이 지난해 2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7년 전인 2002년 10.6%에 2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비현금 자산은 사무실에서 흔히 사용하는 필기구를 비롯한 문방구류는 물론 창고에 입고된 물품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직장내 도난발생률이 높아짐에 따라 문방구류를 비롯한 사무용품의 주문량도 평소 기준에 비해 2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쯤 되면 직장에서 슬쩍하는 직장인들로 인한 피해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임을 짐작할 수 있다. 가위, 스테이플러, 노트북과 같은 물품들은 연중 내내 도난발생률이 높은 물품 목록에 이름이 올라 있다. 

시즌에 따라 도난발생률이 급증하는 물품들도 있다. 예를 들어 박스 테이프는 연말연시에 집중적으로 도난발생률이 높아지는 한편 개학 시즌에는 문구류가 집중적으로 없어지는 사례가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업주의 감시 소홀과 직장 충성도가 희박해지는 것이 물품 도난사건 급증의 주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직장에 대한 애착이 예전만 못하게 되면서 직장내 각종 비품에 손을 대는 직장인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직장내 물품 도난 급증 현상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사무실에서 전구나 화장지를 가져 왔다는 것은 물론 청소도구나 세제, 심지어 인조 크리스마스 트리를 가져왔다고 고백하는 글과 사진들이 게재돼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직장내 비품을 집으로 가져가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작은 것을 직장에서 집으로 가져가는 것이 자주 반복되면 더 크고 중요한 비품에 손을 대는 지름길이 된다는 것이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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