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불문 ‘Closed’···실업대란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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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시피주 잭슨시의 한 남성이 문을 닫은 한 일자리센터 앞에서 실업수당 신청 웹사이트 주소를 기록하고 있다.[AP]

미ㆍ유럽 ‘일자리 파국’
“4월 이후 더 나빠질 것”
부양책 약발 기대 못해

미국과 유럽에서 ‘실업 대란’이 가시화하고 있다. 감염병 확산 억제를 위해 내려진 봉쇄령 등 고강도 통제 조치로 고용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결과다. 현재로선 누구도 ‘일자리 파국’의 끝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대선 이후 꾸준히 증가한 일자리 수가 단 2주 만에 사라졌다”고 3일 보도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월 셋째 주와 넷째 주) 연거푸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불과 2주 사이 1,000만명에 육박한 것이다. 비농업 일자리가 70만1,000개 감소하고 실업률이 4.4%로 2월 대비 0.9%포인트 상승하는 등 이날 발표된 3월 고용지표도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CNBC방송은 “많은 사업체와 학교 폐쇄 시점에 앞서 이뤄진 조사”라며 코로나19 충격이 정확하게 반영되는 4월 이후 고용지표는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직 바람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불어 닥쳤다. 원래 관광 항공 호텔 등에 국한됐던 바이러스의 영향력은 각종 폐쇄 조치로 동네 상점에까지 침투했다. 교육컨설턴트 에리카 배틀은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학교는 불황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온라인수업이 자리잡으면서 일감이 뚝 끊겼다”고 토로했다. NYT는 건강관리, 법률, 정보기술(IT) 등 모든 분야가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유럽도 사정은 엇비슷하다. 코로나19 사망자가 1만명을 넘은 스페인은 지난달 30만2,265명이 실업수당을 새로 신청했다. 금융위기를 겪던 2009년 1월 수치(20만명)를 가뿐히 넘겨 통계 작성 이후 최다를 찍었다. 코로나19의 전염력은 고용시장을 일거에 파괴했다. 금융위기 때와 달리 동시에 상점이 문을 닫고 소비가 아예 멈추면서 길거리에 나앉는 노동자가 무더기로 쏟아진 것이다.

각국 정부가 어떻게든 고용상황을 개선하려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기로 했지만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더 큰 우려는 불확실성이다. 총알이 아무리 충분해도 전투의 끝을 알 수 없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다. 벤 지퍼러 미 경제정책연구소(EPI) 박사는 “연방정부가 계속 추가 지원을 하지 않을 경우 누군가는 또 일자리를 잃고, 사업이 중단되는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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