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탑승권 없이 신원 확인, 수속시간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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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속속 도입되는 얼굴인식 기술···개인정보 침해 우려도

 

아시아와 미국, 유럽 등의 공항에서 승객의 얼굴이 신분증과 탑승권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이들 지역의 대형 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여객기의 탑승구에 얼굴인식 장치들이 설치되고 있는 것이다. 델타항공의 경우 애틀랜타와 미니애폴리스, 솔트레이크시티의 공항에 이미 이를 도입했다. 델타는 나머지 주요 공항에도 올해 말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저비용항공사 제트블루도 뉴욕 공항에서 얼굴인식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승객들은 카메라를 쳐다보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얼굴인식 시스템이 신원을 확인하고 행선지를 파악해 수하물 태그까지 발급해준다. 보안검색대에서도 여권이나 탑승권이 필요 없다. 카메라를 한 번 본 뒤 검색대로 가면 된다. 항공기 탑승구에서도 미소를 지어 보이면 좌석 배정표가 나온다고 WSJ은 보도했다.<사진>

물론 얼굴인식을 이용할지는 선택 사항이다. 그러나 항공사들은 얼굴인식을 이용하는 게 더 빠르고 편하다고 말한다. 델타항공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질 웨스트는 “고객들이 얼굴인식 기술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설문조사 결과 델타항공 고객의 72%가 기존 방식보다 얼굴인식 기술을 더 좋아한다고 답했다. 지금까지 얼굴인식 기술을 선택하지 않은 승객은 2%에 그쳤다. 항공업계는 승객 과밀을 완화하기 위해 얼굴인식 기술을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여행객들이 늘면서 빠른 승객 수속이 정체의 단축을 뜻하게 됐기 때문이다.

델타항공에 따르면 얼굴인식 기술은 평균적으로 국제선 탑승 수속 시간을 약 10% 절감해준다.

여권 사진이 승객 얼굴과 일치하는지, 이름은 탑승객 명단과 같은지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데, 얼굴인식 기술을 이용하면 찍힌 사진을 세관국경보호국(CBP)의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2초 만에 일치 판정을 내리게 된다. WSJ은 “얼굴인식 알고리즘은 나름의 결점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훈련되지 않은 탑승구 요원보다는 더 정확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우려도 크다. 디지털 시민권 단체 일렉트로닉 프런티어 파운데이션의 애덤 슈워츠 수석 변호사는 “우리는 정부, 또는 기업 복합체가 당신이 어디를 다녀왔는지, 누구와 함께 있었고 무엇을 했는지를 사실상 다 아는 세상을 향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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