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호 송유관 프로젝트 잠정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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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첸 위트머 미시간주지사, 행정 명령에 서명

미시간주 전임 행정부와 캐나다 최대 송유관업체 ‘엔브리지'(Enbridge)가 추진한 오대호 송유관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렸다.

1일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레첸 위트머(47, 민주, 사진) 미시간 신임 주지사는 주정부 각 부처·기관에 “엔브리지의 오대호 송유관 터널 건설 사업과 관련한 모든 활동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위트머 주지사는 또 “지난 1월 1일 관련법 발효 이후 추진된 내용을 주정부 법무팀에 빠짐없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오대호는 미시간주에서 가장 소중한 천연자원이다. 이 중요성 때문에 내린 조치”라고 강조했다.

전임 릭 스나이더(60, 공화) 주지사가 임기 말년, 엔브리지 송유관 터널 프로젝트를 위해 서둘러 밀어부친 법안에 대해 데이나 네슬(49, 민주) 신임 주검찰총장이 “주정부 헌법에 위배된다”는 의견을 낸 지 나흘 만이다. 네슬 검찰총장은 “법안의 기본 취지를 왜곡할 수 있는 세부 조항들이 포함돼있다”며 법원이 위헌 판결을 내릴 경우 프로젝트는 무효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캘거리에 본사를 둔 엔브리지측은 “매우 놀라고 실망했다”며 미시간주 신임 행정부와 긴밀히 논의하면서 프로젝트가 계획안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스나이더 전 주지사와 엔브리지는 작년 10월, 오대호를 지나는 65년 된 송유관 엔브리지 ‘라인 5’를 그대로 둔 채 미시간호수 바닥 약 6.4km 구간에 새 송유관이 들어갈 터널을 만들기로 하고 세부 협상을 매듭지었다. 미시간호와 휴런호가 만나는 미시간주 맥키노 호협 바닥 밑 30m 지점에 터널을 파고 지름 76cm의 새 송유관과 전력 공급선·통신 케이블·인프라 장비 등을 넣는다는 계획이다. 엔브리지측은 이미 기초공사에 착수했으며 완공까지 7~10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라인 5는 캐나다 중부에서 동부로 원유를 운송하기 위해 건립된 한 쌍의 지름 약 50cm의 관으로, 위스칸신주 슈피리어에서 미시간주를 거쳐 캐나다 온타리오주 사니아까지 총 1,767km 구간에 걸쳐있으며 하루 54만 배럴의 원유를 수송한다. 이 가운데 맥키노 해협 구간은 세계 최대 담수호이자 인근 지역 주민들의 식수원인 오대호에 위협이 될 수 있어 오랜 논란이 돼왔다.

위트머 주지사와 네슬 검찰총장은 작년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부터 스나이더 전 주지사의 계획을 비판해왔다. 1953년 건립된 기존의 노후 송유관이 누출 우려를 야기하는데다 터널 건설과정에서 큰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며 “당장 폐쇄”를 촉구해온 환경단체들은 네슬 검찰총장과 위트먼 주지사의 행보를 반겼다. 하지만 공화당 측은 “송유관 터널 프로젝트는 충분한 현장 조사와 논의를 거쳐 내려진 결정”이라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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