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가면을 쓰고 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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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웅(자유기고가/글렌뷰) 

패르소나(Persona)는 라틴어인데, 뜻은 가면(假面)을 뜻한다. 연극 또는 영화를 통해서 본 가면은 참으로 화려한 것들이였다. 남미 쪽 나라들은 축제 때 거의가 예쁜 가면을 쓰는 것 같다.  물론 한국에서도 봉산 탈춤하면, 가면을 쓰고 춘다. 한국의 가면은 해학적인 의미가 강하다. 그러나 서구 쪽의 가면은 화려한듯 한데, 자기를 감추는 의미로 사용을 하지 않나 싶다. 단어 하나의 의미가 여러가지로 사용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페르소나 역시 그렇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서 이 단어가 함축하고 있는 것은 개별적 존재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지금은 이성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인간을 가리키는  말로 자주 사용이 된다. 이런 의미는 다분히 철학적인 용어로 봐야 할 것이다.  또하나 심리학적으로 보게 되면, 타인에게 파악되는 자아이거나, 사회적인 지위나 가치관에 의해서 타인에게 투사 되어버린 성격을 의미 한다고도 한다.  나의 지나온 과거를 보면  이 말이 이해가 된다. 대학을 마치고 군대를 갔다 와서 취직을 해야 하는데,  나의 실력으로는 갈 곳이 그리 많지가 않았었다.  평균적으로 20 내지 30% 부족한 나를 가면에 가린 채로 면접을 보러 다녔다.  얼굴에 가린 가면이 아니라, 나의 양심에 가면을 쓰고 다녔던 것이다.  면접을 보게 될 경우, 모르면 모른다고 해야 할 것을 구차하게 장황한 설명을 한다거나, 엇비슷한 답변을 하는 경우를 말 함이다.

연극배우가 써야 할 가면을 인생이라는 연극 무대에서 사용 했던 경험이 많지 않았나 싶다. 물론 이러한 것은 모든 사람들이 그리하는 것이 아닐가 한다. 결혼이라는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선 수 많은 가면을 바꾸어 써야 한다. 짙은 화장도 그 중에 하나이다. 키가 작은 사람들은 커보이게 하기 위해서 굽 높은 구두라는 가면을 쓴다. 수입이 적은데도 수입이 많은 척 해야 하는 가면도 쓰고,  부모의 재산도 많은 척하는 가면도 써야 한다.  이러저러한 것들을 가면으로 가려야만 결혼이라는게 성사가 된다.  대부분이 가면을 쓰고 결혼 했지만, 가면이 벗겨지면, 어찌하랴. 그냥 살아야지 했을 것이다.  그러나 가면이 벗겨지는 날은 중매쟁이가 뺨 세대를 맞아야 하는 날이기도 했을 것이다. 때로는 생존의 한 방편으로 가면을 쓰고 처절하게 살아 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가면을 쓰고 정부(政府)를 농락하는 사람들도 보게 된다.  살 만큼 벌어 논 돈이 있음에도 법을 이용하여 극빈자 행세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 일수록 종교적인 생활을 하며,  가장 양심적인 사람같이 행동을 한다. 비양심적인 행위를 자기 합리화하여,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사람들이 하는 걸로 착각을 하며 살고 있다. 우리가 우리 말이 통하기에 쉽게 알게 되는 사실들이지만 , 다른 나라에서 이민 온 사람들도 같은 방법으로 살고 있음이 있다.  부자들이거나, 그리 부자는 아니더라도 생활 하는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재정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이 극빈자 행세를 한다는 것이다.  이 들은 모두가 두려움과 불안을 어깨에 얹고 사는 사람들 같다.  자기가 저지른 죄가 언젠가 탄로나지 않을가하며 가면 뒤에서 전전긍긍함을 보게 된다.

사회를 속이고, 자신을 속이며 사는 사람들은 두려움과 불안을 등에 업고 사는 사람들이다.  덤으로 얻게 되는 것은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에서 가장 비겁한 인간임을 나타내는 행위이다. 단순하다시피한 세상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이는 일이며,  누군가에 돌아 갈 행복을 도둑질 해 가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열등한 인격의 소유자가 생각 보다는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굳이 다른 말로 하면,  즐거운 여행을 하기 위해  커다란 크루즈 배를 타고 가는데, 배 밑바닥을 송곳으로 작은 구멍을 내고 있는것과 같다. 언제간 그리 물이 들어 와서 모두가 죽게 될 것이다. 죽게 되는 것을 모르고, 지금의 작은 이익에 만족해하며 열심히 구멍을 내고들 있다

노후에 정부 돈 축내며 사는 것이 현명하다고 한다. 현명한게 아니다. 하늘 나라에 가면, 베드로 형님이 어디로 인도할지가 훤히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