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노년에 찾아 오는 외로움

1988

김무웅(자유기고가/글렌뷰)

 

노년의 현대적 삶은 다양성이 풍부하다. 기쁜일도 많고 슬픈 일도 많은게 노년의 삶이다. 그러나 인생 후반에 찾아 오는  불청객  중에 하나가 외로움이다. 백세시대란 현란한 말 속에 숨어 있는게 바로 노년의 고독이다. 외로움에 노출된 은퇴자수가 날로 늘어 가고 있음이 이슈화 되어가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이를 돕고자 생겨난게 “외로움 담당 장관(a Minister for Loneliness)”이다. 이것은 금년 1월18일에 영국에서 생겨났다. 영국의 노년 인구 중에 900 만명이 고독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기에 테라사 메이 총리가 노년의 외로움을 줄여 볼수 있도록 정책적인 결정으로 외로움 담당 장관 제도를 만들었다. 외로움을 안고 사는 노년들은 금연자라 해도 하루에 담배 15개비를 피운 것 만큼이나 건강에 해롭다는 것이다.

외로움(loneliness), 또는 고독이란 말은 아주 예전 부터 있었던 말은 아니다. 1667년에 “존 밀턴“이 발표한 “실락원“ 이란 서사시에서 처음 발견된 단어이다. 에덴 동산에 있는 이브를 유혹하기 위해 악마는 자기가 사는 지옥을 벗어나 외로움의 걸음을 옮긴다. 밀턴은 지옥과 에덴 동산 사이에 황야를 설정을 해 놓고, 이곳을 지나는 것을 ‘외로움’이라 칭하였다. 굳이 현대적인 언어 감각으로 표현을 하자면, 황야는 곧 외로움의 상징이다. 또한 황야는 지옥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데 현대인은 황야를 즐기고 있다. 굳이 오지 탐험가라 하지 않아도, 유타 주나 아리조나 주에 가면 황야를 거쳐야만, 이름 있는  국립공원으로 가게 되어 있는 곳이 많다. 말을 바꾸면, 지옥 같은 황야를 거처야만 좋은 관광지에 도착을 한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지옥 같은 황야를 놀이터로 변신을 시킨 것이다. 나의 경우를 보면, 지난 초여름에는 자동차 여행을 8천 마일이나 했다. 거의 대부분을 황야를 거처 지나는데 이용한 거리이다. 내가 자동차 여행을 혼자서 하는 것은 마땅히 누려야 할 노년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늙어감의 기술> 이란 책이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노스캐롤리나 의대 교수인 마크 윌리엄스 이다. 이 책의 요점은 노년의 정신, 육체, 감정이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변화를 하느냐를 언급한 책이다. 노년에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우아하게 늙어 가자는 의견도 첨부를 했다. 인류는 짧은 시간에 빠르게 수명이 늘어났다. 노년에 대한 기존의 고정 관념을 버리고 현실을 직시하고 예전의 생각을 버려야 한다. 우리의 육체와 과학은 전과는 많이 다르다. “살을 빼면 수명이 길어 질 것이다.”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전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연구결과는 극단적인 비만이거나, 정상보다 마른 체격의 소유자들 보다,  살짝 비만에 가까운 사람들이 더 장수를 한다는 사실이다.

노년의 편견들은 정신적 무기력에 빠지기 쉬워진다. 이것이 바로 고독이 온다는 경고음이다. 노화는 성장의 한 과정이지 인생의 끝은 아니다. 인생이 끝났다고 체념을 할 이유는 없다. 늙었다고 해서 개인적인 성장이 멈춘 것은 아니다. 노년의 삶은 지성과 정신이 최고의 경지에 이르는 시기이다. 노숙함과 노련함으로 무장되여 있는 노익장임을 과시할 수 있는 황금의 시기이다.  때로는 젊음은 양지이고, 늙음은 음지로 표현되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보면 노년의 삶은 늘 우울하고, 불안하고, 어둡다. 허나 한평생을 90으로 친다 해도 3분의1은 노년이다. 이 긴 시간을 음지에서 살 수는 없다. 항상 희망차게 살아야 한다. 이미 만들어진 성공적인 삶을 모방하는 것은 게으름과 허식의 구렁텅이에서 헤어나지 못함이다. <나> 답게 살아가려는 길을 찾는 것이 훨씬 값어치가 있는 듯 하다. <나> 만의 고유한 값어치가 있는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이것이 도전이고, 삶의 마즈막 장식이 될 것이다. 평범한 노후는 돈으로 가능하지만, 최고의 노후는 독서와 명상, 음악 감상과 산책, 여행, 봉사활동 등이 필수요건이다. 충동적이기도 한 젊음에 비하여 크게 나타나는 장점이 노년에 있다. 바로 느리다는 것이다. 노년에 있어서 느리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시간의 여유로움을 가지고 있기에 각자 자신에 맞는 능력으로 찬찬히 뭐든지 배우고, 또한 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노년이 되면 보청기도 필요하게 되고, 돋보기도 필요하게 된다.  이런 저런 이유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길어지면 노년의 외로움은 없어지게 마련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데레사 수녀. 이 분이 남긴 말 중에 이런게 있다.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없을 때 오는 고독감은 가난 중에 가난이다>라고 했다. 부자는 아닐지언정 가난한 사람은 되지 말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