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뒤처진 철새

1791

능파(淩波) 문장선(시카고)

 

제비는

강남으로 날고

기러기 떼는

북녘으로 돌아가는데

뒤처진 철새는

허공(虛空)을 맴돈다

 

철새는 가도

텃새는 남아서

제 고장(故場)을 지키는가

고향 땅 그리는 마음

호수에 띄운다

 

타양의 나그네

낫선 땅에

둥지를 틀어도

텃새는 영영 아닌 것을

어이 잊을까

 

뒤처진 철새

돌아갈 길 잊어

다시 못가고

갈 곳 없어 못 떠나는가

찬 서리 내리는 새벽하늘에

슬픈 울음 구슬프다

 

(고향 떠난 나그네 이방(異邦)에 뒤처진 새가 되어 둥지를  틀어도 텃새는 영 못 되고 고향 그리움을 안고 살아간다. 2017년 시카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