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파(淩波) 문장선(시카고)
제비는
강남으로 날고
기러기 떼는
북녘으로 돌아가는데
뒤처진 철새는
허공(虛空)을 맴돈다
철새는 가도
텃새는 남아서
제 고장(故場)을 지키는가
고향 땅 그리는 마음
호수에 띄운다
타양의 나그네
낫선 땅에
둥지를 틀어도
텃새는 영영 아닌 것을
어이 잊을까
뒤처진 철새
돌아갈 길 잊어
다시 못가고
갈 곳 없어 못 떠나는가
찬 서리 내리는 새벽하늘에
슬픈 울음 구슬프다
(고향 떠난 나그네 이방(異邦)에 뒤처진 새가 되어 둥지를 틀어도 텃새는 영 못 되고 고향 그리움을 안고 살아간다. 2017년 시카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