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보이지 않는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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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웅(자유기고가/글렌뷰)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아담이 처음으로 술을 만들었을 때, 이상한 음료수에 호기심이 생긴 악마가  한모금만 마셔 보자고 했다. 맛에 감동을 한 악마가 나도 만들어 보고 싶다고 아담에게 청을 했다. 아담이 가르켜 준다 하니, 악마가 포도밭에 거름으로 쓰려고, 양, 사자, 원숭이, 돼지를 잡아 와서는 그들의 피를 포도밭의 거름으로 사용을 했다. 동물의 피로 인해서 마시면 부작용이 생기게 되었다. 뭔고하니 한잔을 마시면 양 같이 순해지고, 두 잔을 마시면 사자 같이 사나워지고, 석잔을 마시면 원숭이 같이 춤추고 노래하고, 넉잔을 마시면 돼지 같이 더러워지는 꼴을 당하게 된다고 했다.    

간혹 가다가 외식(外食)을 할 경우가 생긴다. 조금이라도 고급스러운 식당을 가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마신다. 양같이 순해지려는지 다들 한잔씩만 마시는 것 같다. 와인(Wine)이란 말부터가 나하곤 맞지가 않는다. 우린 그냥 포도주로만 알고 자낸 세월이 너무 길었다.  성경에서만 봐도 포도주란 단어가 예수라는 이름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단어가 아닌가. 포도주의 근원이야 여러 학설이 있지만, 우리가 쉽게 알고 있는 것은 노아부터이다. 노아가 마시고 취하지만 않았어도 오늘날의 세상은 많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이 지구상에서 포도주를 제일 많이 소비 하는 곳이 있다. 바티칸이다. 바티칸에 거주 하는 사람들이 마시는 포도주가 일인당 일년에 98병이 넘는다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사중에 성체성사라는게 있다. 이 때 마시는 것과 식사 중에 마시는 것을 다 합하면 일인당 저 만큼 마시는거다. 다음으로는 프랑스 사람들이고, 세번째가 이탈리아 인이다.

와인은 두 가지 색으로 구별이 된다. 흰색과 붉은 색이다. 종교적으로 보면, 성경과 관계가 있다. 기독교 에서는 붉은 색의 포도주를 사용을 한다. 예수가 살아생전에는 물로 포도주를 만들었는데, 이 때의 포도주 색도 붉은 색이다.  기독교에서는 붉은 색의 포도주는 상징적인 의미로 예수의 성혈 (聖血) 로 여긴다. 성체성사의 의미는 최후의 만찬과 관련이 있다. 천주교나 개신교에서 영성체 (領聖體)의 의미로  붉은 색의 포도주를 샤용 하는데, 지금 바티칸에서는 흰색 포도주를 사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렇다. 붉은 포도주, 즉 성혈을 옷자락에 흘렸을 경우에 비누를 사용하지 않고 얼룩이 없어질 때 까지 물로 세탁을 한뒤에 그 물을 모조리 마셔야 한다. 이게 감당이 안되는 바람에 언제 부터인가 흰색의 포도주로 바꾼 것이다. 한국에서의 천주교 미사시에 마시는 것은 롯데칠성음료 회사에서 제조한 마주앙이다. 이는 교황청의 인증을 받아서 별도로 생산을 하는 것이기에 일반 시중에는 없는 것이다. 개신교는 슈퍼마켓에서 파는 포도주스를 사서 사용을 하는 듯 하다.

성경에 보면 포도주에 대한 이야기가  수도 없이 많다. 시편 104편 15절은 하나님이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포도주와 사람의 얼굴을 윤택하게 하는… “ 라는게 있으며, 이사야 55장1절에는 “포도주와 젖을 사라 “ 라고 되어 있다.  이 모두가 포도주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이다. 전도서 9장 7절에는 “ 너는 가서 기쁨으로 네 음식물을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포도주를 마실지어다 “ 라고 가르첬다.  아마도 이래서 많은 사람들이 식사 때에 포도주를 마시나 보다. 특히나 기독교의 근본은 한 곳에서 출발을 했는데, 여러 갈래로 나누어진 오늘날에는 이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다들 자기만이 옳다고 한다.  다 같은데 자기들끼리 만들어 놓은 벽은 아무도 볼 수가 없다. 절에 있는 사람들은 술을 그럴듯한 말을 빌려서 쓴다. 곡차(穀茶), 반야탕(般若湯) 또는 지수(智水)라 부른다. 이런 것은 모두가 알콜 성분이 있는 술이다. 이것도 불교계통에 있는 사람들이 만든 문화이다. 이렇듯 문화는 만들어 지는 거다. 그러나 무엇이 옳은 문화이고, 무엇이 잘못된 문화인지는 알아야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