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새로운 출애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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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선 목사

 

8월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 최대의 명절인 광복절이 들어있는 달이다. 그러나 조국이 해방된 지 73년이 되는 현실을 되돌아 볼 때,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아픔을 안고 살아온 민족이기에, 구약성서에 나오는 이스라엘 민족의 출애굽사건을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된다.

나이 든 이민 1세 중에는 1960년대의 영화 “The Exodus“ (영광의 탈출)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2차 대전 후 이스라엘의 건국에 헌신하는 사람들을 그린 작풍으로 그 역사적인 바탕에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출애굽기의 정신이 깔려있다고 하겠다. 출애굽사건의 중심에는 하나님의 섭리와, 위대한 지도자 모세, 그리고 애급 왕 바로의 학정(虐政)이 얽혀 있었음을 본다.

출애굽기에는 430년간의 긴 노예생활에서 울부짖는 이스라엘의 고통을 들으시고 자유와 해방을 주시려는 하나님의 뜻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런 하나님의 뜻은 일찍이 이스라엘의 조상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언약(言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데, 우리 민족의 조상들에게는 그런 언약의 은혜가 없었음이 아쉬울 뿐이다.

이스라엘의 출애굽에는 위대한 지도자 모세가 있었다는 점이다. 민족의 지도자 모세는 하나님의 뜻을 절대 순종하고, 민족을 사랑하여 죽기까지 충성하며 희생하여 출애굽을 성취하였는데, 우리 민족에게는 그런 지도자가 있는가?

요즘 남북 간 화해의 신기루 속에서 지난날 세기의 전쟁을 일으켜 수백만 명을 사상케 한 전범자와 자국민을 굶겨죽이며 만든 핵으로 동족의 목숨을 인질 삼으려는 자들을 ‘위대한 민족의 지도자’라고 추겨 세우는 사람들을 보면 어이가 없어진다. 우리민족의 ‘새로운 Exodus’를 위한 참된 지도자는 어디에 있는가?

이스라엘 민족의 출애굽 사(史)에서 지나칠 수 없는 일은 당시 세게 최대강국이었던 애급의 학정(虐政)이었다. 바로의 학정은 하나님의 선하신 뜻에 반하는 악의 총체적인 세력을 상징하는 마귀의 권세를 의미할 것이다. 출애굽기를 보면 바로들의 민족 말살정책과 노예에 대한 미련에 집착하여 거짓과 속임수를 거듭하다 열 가지 재앙을 받아 나라가 망할 지경에 이르도록 이스라엘 민족을 놓지 않으려는 욕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금 우리 민족은 출애굽의 역사적 교훈을 통해서 “새로운 출애굽”의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라고 본다. 하나님의 역사는 불의를 위하여 역주행(逆走行)을 하지 않는다. 그가 참으심은 우리들의 울부짖음을 외면하심이 아니라 예정하신 때를 기다리시는 절대 사랑임을 믿어야 하며, 우리 믿는 사람들의 기도는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모세와 같은 위대한 지도자를 준비해 주실 하나님의 뜻을 기다리며, 거짓 지도자에 현혹되지 않도록 분별력을 가져야 할 것이다.

끝으로 “새로운 출애굽”은 인위적인 방법으로 누가 가져다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위로부터 오는 하나님의 뜻을 바르게 깨달아 참된 지도자를 분별하고 신뢰하여 따르는 자세와, “새로운 출애굽”의 길에서 영적 출애굽을 방해하는 악의 세력과 맞서 싸울 힘을 길러 “새로운 출애굽”에 동참하는 날이 속히 오기를 갈망(渴望)해 본다.(mymilal@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