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심판, 그 엄살과 미국의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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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후(TV탤런트/네이퍼빌)

 

<원수와 더불어 싸워서 죽은 우리의 죽엄을 슬퍼 마라라 깃발을 덮어다오 붉은깃발을 그밑에 전사를 맹세한 깃발> 6.25전쟁이 남긴  유산 중에서 아직도 쓸어 담아가지 못한 것은, 전몰자의 군번줄이나 DNA 뿐만은 아니다. 영국노동당의 적기가나 독일민요 <오 탄넨바움>의 번안곡인 북조선의 적기가도 아직 시퍼렇게 살아있다. <더운피 흘리며 말하던 동무 원수를 찾아서 떨리는 총 칼, 조국의 자유를 팔려는 원수 무찔러 나가지 인민유격대>. 열살 안팍의 아이들에게 인민민주주의를 이렇게 가르첬던 당시의 한반도지식인들은 어떤 의식구조를 가지고 있었을까? <그 무엇에 대하여> 총질을 해 대고,<그 무엇에 대하여> 칼질을 해 댔던 인민민주주의는 68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변한것이 하나도 없다. 오히려 각을 뜨고 살점을 바르는 수술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주체사상,백두혈통>이라는 조어 속에 담겨진 도살정권의 행태는 남녘의 주사파정권과 함께 김정은의 비만 만큼이나 뚱뚱해 저가고 있는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것을 공분이라고 해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치를 떨며 저 <살짠 도야지>에게 월계관 과도 같은 인민공화국국기와 성조기를 나란히 걸어놓은 쑈윈도를 가르키면서 그 불학무식한 쌍놈의 작전이라고 또 일제히 열을 내며 총질을 해 대고있다. 방금 전 까지만 해도, 전쟁이냐? 평화냐?를 놓고 쓸개빠진 논쟁으로 난리법석을 떨 던 메이저 언론과 기득권자들의 공수의 행태가 뒤바뀐것 만 하나 달라졌다고 할까? 그동안 숨겨왔던 모든 사람들의 잠재의식 가운데,<악마는 지옥으로!>라는 심판의 공분들이 쏟아져 나오자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는 트럼프도 엄살은 있다. 갑짜기 2800만 서울사람들을 생각해 보란다. 독수리의 눈을 가진 어림짐작의 bird’s eye view같은 숫자이기는 하지만 국경과 40킬로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수도권이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어 버릴수 있는 수백문의 장사정포위협에 노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북폭시에 3~4십만의 몰살과 페허를 누가?.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드러내 놓고 한 말은 아니지만 <나는 도살자는 아니다>라는 그의 엄살 말이다. 이게 그냥 엄살 뿐일까? 수직이착륙기가 공중에서 독수리처럼 정지상태로 내려다 보면서 내 지르는 폭음과 굉음을 들어본 사람은 전쟁의 무서움을 안다. 그것은 그냥 단순한 무서움이요, 두려움이요, 공포요, 전율이요 로 끝이 아니다. 화산의 용출이요, 쓰나미 같은 해일의 용솟음이요, 검은 어둠의 먹구름 까지를 말하는 것이다.

미국이 가지고 있는 군사력, 그 파괴력은 악마가 가지고있는 검은 어둠과 같다. 검은 어둠의 세력을 막기 위하여 검은 어둠의 권세로 틀어 막아야 한다? 우리 지구촌이 지니고 있는 운명과 아이러니가 지금, 이렇게 막바지에 이르렀다면 어떨까? 굽 높은 검은 모자 속에 있던 토끼가 한반도를 튀어나와 만주벌판과 시베리아의 엄동을 이겨내고 새로운 질서로 나아가는 길목에 있다면 트럼트의 협상카드가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할까?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긔 어떠리 우리도 이같이 얽어져 천년까지 누리리라.> 500여년전 이방원이 읊었다는 <하여가>가 정몽주의 고집스런 <단심가>보다 낯설지 않은 이성의 시대를 지금, 우리는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