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올바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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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웅(자유기고가/글렌뷰)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자기만의 울타리가 있다. 그 안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멀리 가는 게 여행이 아닐까 한다. 꼭 짐 싸들고 멀리 가야만 여행이라면 틀린 말은 아니다. 지금의 자기에게 주어진 공간에서 벗어나는게 여행이라 정의를 한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여행의 저변에는 탐구와 발견이란게 밑에 깔려 있다. 늘 다니던 길 보담은 처음 가게 되는 길에 들어서면 봐야 할게 많아지기에 눈을 통한 두뇌의 판단력이 바빠지게 된다.  짧은 순간에 저건 뭘까, 저건 처음 보는 건데 하며, 빠른 판단을 하게 된다.  순간의 순발력과 판단력을 극대화 시키는 것도 노년이 되면 훈련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두뇌 회전이야 말로 노년에 어눌함을 극복하는 하나의 지혜가 된다. 작은 생각을 합리화 시키는 훈련을 쌓다 보면, 젊은 노년이 되는 거다.  배우고 익혀서 생각을 빠르게 하는 것이 고령화 되어가는 자신을 구하는 길이 될 것 같다. 적응력에 익숙해지는 습관을  발전시키는게 노년을 더디게 맞이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과거를 생각하며 사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다. 과거란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그러나 미래의 꿈을 갖는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게 된다. 또한 꿈을 갖는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징표이다. 건강한 꿈은 어디를 가야겠다는 것이 최상의 꿈이다.

좀 젊은 시절에 정기적으로 책을 사서 읽은 적이 있다. 책을 본다는 것은 늘 다른 세상을 탐닉 하고자 함이 있다. 마치 빈 곡간(穀間)에 쌓아 두면, 언젠가는 먹을 거라 생각을 하고, 곡식을 저장 하듯이 머리 속에 여러가지 상식과 지식을 저장 한다. 사람이 달라지는데는 어디에서든 영향을 받는 거다. 중국 송나라 태종이 독서를 좋아 해서 매일 세 권씩 책을 규칙적으로 읽었다 한다. 여기서 나온 말이 개권유익(開卷有益) 이란 고사성어다. 책을 펼치면 이롭다는 말인데, 멍하니 있는 것 보담은 책을 읽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말이다. 여기에서  독서는 꼭 해야 한다는 동기부여를 받았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책을 안산다. 스마트 폰 또는 컴퓨터를 통한 책 읽기를 알았고, 팟캐스트라는 음성을 통해 듣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이런 것은 미미하나마 3차산업의 입구로 들어 가는 출입구를 찾은 거나 같다.  편한 세상에 살면서  편한 걸 모르는 것은 웬지 손해보고 사는 것 같다.

소비를 한다는 것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금전을 쓴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옷을 샀다 해도 그것은 그때 뿐이다. 그러나 같은 돈을 쓰고 여행을 했다면, 이는 경험을 산것인데, 경험은 남에게 이야기 할 수도 있으며, 인성도 바뀌어지는 좋은 점도 있다. 여행이 행복을 가저다 주는 것은 오랜 기간 이야기거리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이렇듯이 무엇을 했느냐가 중요한거지 무엇을 가지고 있느냐는 노년엔 정말로 쓸데 없는 사치(邪侈)와 무용(無用)에 지나지 않는다.

독일 문학의 거장 괴테는 나이들어서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났다. 이 때 한 말이 “나는 새로운 청춘을 살고 있다.“라는 말을 했다. 또한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여행하지 않는 사람은 책을 한 페이지만 읽은 셈이다.“라는 말을 남겼고, 로마시대 네로황제의 스승이였던 세네카도 “여행과 장소의 변화는 우리 마음에 활력을 선사 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여행은 선택이다. 더구나 노년에 꼭 필요한 생활의 한 부분으로 여행을 선택하는  사람은 얼굴 표정마저 밝아 보인다.

여행이라 해서 꼭 멀리 가는 것만이 여행이 아니다. 단 10리를 가더라도 내가 살던 곳이 아니라면 새로운 곳이다. 그 곳을 가는게 여행이다. 노년엔 30분을 차타고 가서 좋은 곳에서 점심만 먹고 와도 활력이 생기게 된다.  어디를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누구랑 가느냐 하는 것이다. 이것은 노년기에는 꼭 필요한 것이다. 누구랑 어디를 갔다 온 성취감을 갖자는 것이다. 이런 것이 정신과 육체를 건강하게 만들기에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