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작은 달에 작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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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선 목사(시카고)

 

현재 태양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그레고리력에서 2월(February)은 1년 중 가장작은 달이다. February의 어원은 라틴어에서 왔는데 ‘깨끗이 하다’, ‘죄 갚음을 하다’는 뜻으로 고대 로마인들에게 2월은 ‘성화의 달’로 (Month of Purification) 축제를 가졌다.

이렇듯 2월은 작은 달이지만 긴 겨울의 지루한 1월과 실질적인 봄과 새 해가 시작되는 3월(고대 로마력에는 3월이 1월이었다) 사이에서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 주는 달이기도 하다.

오늘날 일반적으로 한국 사회에서는 작은 것은 무시를 당하고 설 자리가 없다. 야고보 사도의 지적처럼 당시에 회당을 찾아오는 부자는 좋은 자리를 권하면서 작게 가진 가난한 사람들은 무시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작은 소자를 귀히 보시고 가난한자를 벗하셨으며, 소외된 키 작은 세리 삭개오를 불러 그 집을 구원하시지 않았던가?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보낸 서신에서 “몸의 더 약하게 보이는 지체가 도리어 요긴하고”(고전 12:22) 라고 하면서 약한 지체도 몸에 붙어 있는 귀중한 존재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2월은 숫자적으로는 작은 달이어도 기능면에서는 계절의 촉매 역할을 한다고 보아 작은 달의 사명을 다하고 있다고 하겠다.

2월을 맞으면서 필자는 바울의 말씀이 떠오른다. 바울은 자신을 ‘만삭되지 못하여 난자’라 했으며, ‘죄인 중에 괴수라’고 한 말씀이다. 이는 자신을 낮춰 보이려는 가식적 겸손이 아니라, 철저하게 자신을 잘 알기에 한 고백이라고 본다.

우리는 소크라테스의 명언 “네 자신을 알라”고 한 말이 결코 쉬운 말이 아님을 잘 알면서도 이를 망각하고 잊은 채 경솔하게 행동하며, 분수를 넘어설 때가 많다. 이제 우리들은 모든 면에서 자신이 작은 자임을 바로 알아 각자에게 주어진 작은 일부터 감당하는 크리스천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무조건 제일이 되겠다는 과욕과 교만을 버리고, 큰일만 하겠다는 과대망상에서 깨어나 작은 일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모든 믿는 사람들이 작은 일들을 찾아 성실하게 살아간다면 세상은 더 훈훈하게 변화 되어져, 마치 눈 속에서 피는 2월의 꽃처럼 그 아름다움이 돋보일 것이다.

현대는 위대한 영웅을 찾는 시대가 아니라 작은 일에 성실한 시민을 찾고 있음을 알아야 하다. 이와 같이 그리스도의 정신은 큰 기적을 일으키는 일보다 작은 소자에게 물 한 그릇을 주는 섬김과, 디베라 바다 건너편에서 주님의 말씀을 듣다가 허기진 무리를 위해 자신의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내어놓은 소년처럼 우리들도 작은 섬김으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2월은 추운 겨울 눈 속에서도 매화를 피게 하여 봄을 알리며 새로운 변화와 희망을 보여주듯이 자연은 이월을 통해서 봄을 미리 보여주며 지루하지 않는 계절의 흐름을 이어주는 일을 하듯이 우리들 믿는 사람들은 작은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앞서 2월의 뜻에서 말씀한 것 같이 우리들이 작더라도 순수함으로 성화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눈 속에서 봄을 보는 작은 기쁨 같이 우리사회와 이웃 앞에서 하나님을 향한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을 살아가는 주님의 제자들이 될 수 있을 것이다.(mymilal@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