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좌충우돌 채플린 이야기(33)…도대체 내가 왜 이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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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숙 목사/하나님의 성회 시카고교회 부목사

 

채플린 인턴 과정은 학문 이론과 실전 경험을 동시에 훈련하는 과정이다. 채플린이 되기로 결심했을 때는 환자를 만나 상담하고, 이야기에 공감하고, 기도하면 되는 줄 알았다. 물론  상담의 기술을 아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채플린으로서 환자 앞에 서기 전에 먼저 내면의 자신과 직면해야 한다. 과거의 아픔, 상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발견하는 것에 더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 무의식 속에 갇혀 있는 과거 자신의 내면과 대면하게 한다. 자신의 민낯을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내면이 노출되고 파헤쳐지고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커다란 바위를 깨드려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로댕의 작품이 탄생하는 것만큼 힘든 과정이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힘들어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나는 나 자신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의 인간관계는 건강할까?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나와 감춰진 나의 모습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다른 사람은 나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심리학에서는 사람의 성격 유형을 파악하는 다양한 연구 방법이 있다. 그 중 채플린 인턴 과정에서 다루어본 것이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애니아그램(Enneagram) 그리고 조하리의 창 (Johari’s Windows)이다.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는 융(C.G.Jung)의 심리유형론을 근거로 보다 쉽고 일상생활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고안한 16가지 자기보고식 성격유형지표이다. 에니어그램(Enneagram)은 사람을 9가지 성격으로 분류하는 성격 유형 지표이자 인간이해의 틀이다. 조하리의 창(Johari’s Windows)은 개인의 자기개발과 커뮤니케이션, 대인관계의 구조 개선을 위해 자아를 인식, 이해하고 훈련하기 위한 방법이다.

오늘은 조하리의 창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인간관계에서 나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내보이는 자기공개(self-disclosure)는 인간관계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타인은 나를 비춰주는 사회적 거울 (social mirror)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의 반응 속에서 나의 모습을 비쳐보고 자신의 실체를 발견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렇게 다른 사람을 통해 대한 피드백(feedback)을 얻음으로써 자기이해가 깊어지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조절능력이 커지게 된다. 자기공개와 피드백의 측면에서 우리의 인간관계를 진단해볼 수 있는 조하리의 ‘마음의 창(Johari’s window of min)’은 4가지로 분류한다. 4가지는 공개영역, 맹인영역, 비밀영역, 미지영역이다.

  1. 공개영역(Open Area) : 본인 스스로와 상대 모두 공통적으로 알고 있는 외적으로 드러나는 정보영역이다. 이때, 얼마나 정직한 정보를 공개하느냐에 따라 상대가 공개하는 정보 범위도 커진다. 일반적으로 서로가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공개영역에 한정된 관계에서는 대체로 평온한 관계를 유지한다. 예를 들면, 이름, 나이, 성별 등이다.
  2. 맹인영역(Blind Area) : 본인 스스로는 모르나 상대가 알고 있는 정보영역이다. 상대와 내가 서로에게 관심과 배려를 가지면 서로간의 긴밀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타인의 눈에 보이는 자신의 매너, 성격, 무의식적 행위 등이다.
  3. 비밀영역(Hidden Area) : 본인 스스로는 알고 있으나 상대는 모르는 정보영역이다. 나는 내가 모르고 있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자기 확장에 대한 기쁨과 함께 상대에 대한 존경이나 호감을 가지기 쉽다. 반대로 내가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 상대가 모르기 때문에, 상대가 비밀영역에 대한 지적이나 충고가 자신에게 있어서는 공격으로 이해하기 쉽다. 서로간의 불화가 생길 가능성이 존재한다. 예를 들면 욕망, 감정, 비밀, 기호, 희망, 꿈 등이다.
  4. 미지영역(Unknown Area) : 자신도 모르고 있으나 상대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미지의 정보영역이다. 미지영역에서는 나와 상대가 아닌, 제 3자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공통적 의견이다. 개인의 콤플렉스와 같은 무의식적이거나 미지적인 문제가 숨겨져 있기 때문에, 타인의 접근을 쉽사리 달가워하지 않는다. 내가 모르는 나. “내가 왜 이러는 지 몰라?” 노래 가사가 생각난다.(※지난주 글에서 ‘외소’를 ‘왜소’로 정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