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지혜의 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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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웅(자유기고가/글렌뷰)

 

우리가 사는 지금 이 시대는 인간이 만든 인공 지능으로 대체 되어 가는 세상이다.  이럴때 일수록 인간은 예의 바른 사람이 되어서  인공지능과 구별 되어져야 한다.  이를 대비하기 위하여는 교육에서 부터 사회의 전반적인 인식이 달라져야 할 것이다.   우리가  싫어하던 좋아하던 상관 없이, 미래 사회는 인공지능이랑 같이 살아 가야 한다.   인간적인 역량을 갖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 인성과 창의성 등등이 중요한 덕목이 되는 세상이 온다.  그런데 이에 적응하며 살기엔 노년들은 이를 외면 하게 된다.   빠르게 달라지는 세상과 타협하며 살 날이 그리 많지 않기에 알고 모름에 큰 차이가 없다.  각자 제길을 가면 되는게 아닐까. 시대가 변화하면서 제일 빠르게 달라지는 것이 직업이다. 직업이 있어야 생을 유지 할 자금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노년들이 알고 있던 직업이나, 경험했던 것들이  이미 많이 사라졌다. 앞으로 더 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생길 것이다.  노년들은  주관적인 생각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이 길이 각자의 길이다. 뒤늦은 인생 황혼에 맞이 하는 길이지만, 분명히 각자의 가는 길은 좋은 길이다. 왜냐면 지금 개개인이 잘 살아가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인생을 전 후반으로 나누어서 볼 수가 있다. 전반부에 잘 먹고 잘 살았고 명예가 있었다 한들,  인생 후반이 어렵게 되면 삶의 승리자는 아니다. 이와 비교가 되는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축구에 관한 이야기 인데, 축구에는 전반전과 후반전이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총 171골중에 마지막 후반 15분에 들어 간 골이 43골로 전체의 25%를 차지 했단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25%,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31%가 후반전 15분을 남겨 놓고 이루어진 골의 수치이다. 축구에서의 후반전이란 체력 싸움이 되는 듯 하다. 체력이 있을 땐 열심히 뛰어 다니면서 점수 차를 줄이려 노력을 하지만, 후반전 막바지에는  그리 할 수가 없다.  지고 있는 게임이라면 후반전에 만회하기란 어렵다. 공격과 수비를 하기엔 이미 체력이 고갈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생의 후반전을 맞이한 노년에겐 엄청난 지혜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오래 전에 인도에서 전해 내려 오는 이야기가 있다. 늙은이를 버리라는 나라가 있었다. 이 나라 임금이 늙은이는 보기 싫은 물건이다. 잔소리만 많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얼굴에 주름만 많고, 허리는 구부러 졌으며, 먹기만하니 늙은이는 모두 갖다 버리라고 했다.  그 후 임금이 꿈을 꾸었는데, 신선이 뱀 두마리를 주며 암수를 구별 하라는 거였다. 못 알아 내면 7일 후에 나라를 없에 버리겠다고 했다. 임금이 걱정이 되어 신하에게 답을 구하라 하니, 그 중 신하 하나가 집에가서 생각해 보고 내일 말을 하겠다 했다. 다음 날 신하는 뱀의 암수 구분은 쉽다고 했다. 두 마리가 있는 곳에 솜을 깔아 놓으면, 솜에 눕는 뱀이 암놈이란거다. 정말 그랬다.  임금은 또 꿈을 꾸었다. 이 번엔 똑 같은 크기의 말 두 필을 주면서, 어미와 자식을 구별 하라는 거였다, 이 또한 못 알아 맞추면 7일 후에 나라를 없앤다고 했다.   임금이 신하에게 답을 구하라 하니, 먼저 그 신하가 내일 답을 가져 오겠다 했다. 말 두마리에게 풀을 주면 어미는 새끼에게 먼저 먹게 한다는 것이다.  즉, 먼저 먹는 먹는 말이 새끼란 거다. 이 또한 맞는 말이다.  임금은 신하에게 물었다, 어찌 이걸 다 알게 되었느냐고…. 신하가 실토를 했다. 노인을 다 죽이라 할 때 자기는 아버지를 땅 속 굴에 숨겨 두었다고 했다.  아버지에게 물어서 얻은 답이라 했다. 임금은 크게 뉘우치고 노인들을 공경하라 했다 한다.

어느 나라건 간에 어린이는 나라의 꽃이라 한다. 그렇다면 노인들은 나라의 등불이다.  등불 중에도 지혜의 등불이다. 노인들이 말이 많다고 하나, 많이 알기에 말이 많은 것이지 아무것도 모른다면 무슨 말을 하게 될까?  또하나 노년이 되면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고들 한다.  즉, 취미생활이라던가, 운동이라던가 등등.  해야 할것을 찾기에 시간을 보내고 생각들을 한다. 그런데 노년에는  하지 말아야 할 것 들을 찾는 것이 옳은 지혜의 소유자라고 말하고 싶다.  지나온 발자취도, 앞으로 가야 할 걸음도 중요치 않다. 지금의 한걸음 한걸음에 가치를 부여 하라는 ‘단테’의 지혜를 생각하는 오늘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릇에 담긴 물을 다른 그릇으로 옮겨 담기는 쉽다. 지혜라는 것도 그릇에 담긴 물처럼  많이 지니고 있는 사람이 적게 지닌 사람에게 쉽사리 나눠줄 수 있는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  하지만 지혜의 속성은 그렇지 않다  다른 사람의 지혜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늙었지만 다른 사람의 지혜를 받아 담을 그릇 하나는 가지고 다녀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