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섭
빨간 코스모스야
넌 왜 피었니?
가을이 왔다고 기수로 피었니
겨울이 올 것이라 알려주는 전령으로 피었니
분홍 코스모스야
넌 왜 피었니?
인생에도 가을이 있고
겨울이 올 것이라 알려주는 예언자로 피었니
흰 코스모스야
넌 왜 피었니?
사람들은 너를 보며
망각했던 시간의 흐름에 빠진단다
너의 아름다움엔
눈만 잠시 주었다가
마음은 지난 날을 뒤돌아 보는구나
빈 가슴은 너를 보고 인연을 그리워하고
덜 익은 가슴은 너를 보고 연인을 그리워하며
채우지 못한 삶은 찬 바람에 마음을 세우구나
코스모스야
우주의 신비를 가득 품은
아름다운 꽃들아
너희들은
우리에게
인생을 가르쳐 주려
이때에 피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