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코스모스

1212
cosmos
이효섭

빨간 코스모스야

넌 왜 피었니?

가을이 왔다고 기수로 피었니

겨울이 올 것이라 알려주는 전령으로 피었니

분홍 코스모스야

넌 왜 피었니?

인생에도 가을이 있고

 겨울이 올 것이라 알려주는 예언자로 피었니

흰 코스모스야

넌 왜 피었니?

사람들은 너를 보며

망각했던 시간의 흐름에 빠진단다

너의 아름다움엔

눈만 잠시 주었다가

마음은 지난 날을 뒤돌아 보는구나

빈 가슴은 너를 보고 인연을 그리워하고

덜 익은 가슴은 너를 보고 연인을 그리워하며

채우지 못한 삶은 찬 바람에 마음을 세우구나

코스모스야

우주의 신비를 가득 품은

아름다운 꽃들아

너희들은

우리에게

인생을 가르쳐 주려

이때에 피는구나.

*시카고 독자 이효섭씨(장의사)가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 앞마당에 핀 코스모스를 보고 사진과 함께보내온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