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2. 은퇴후 흐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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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림 

AA 건축가/시카고 

에반스턴 양로시설  프로젝트가 있어  건물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건물 로비에 윌체어에 앉아서 표정없시 창밖을  보던 노인들,  지하층에 노인들이 기증한 옷들, 낡은 구두, 기증한 생활용품등이 잘 정돈되어 있는 방 거너편에는  시신실도 보였다.    모든 시설을 돌아보고  엘리베이터로 올라가 어느 방안에서 칼라스의 노래가 들려왔다.   문을 열어놓고 음악을 듣고있던  노인은  잠깐 앉으라고  하여 커피와 스콘을  먹으며,  은퇴한 노교수의  방에 악보와  바이얼린등 음악 서적등도 보고, 노교수의 은퇴전 생활를 느낄수 있었다.   양로원을 방문할 때마다 지난 시절  이야기, 자녀,  오페라 Norma,  한국 유학생들의 이야기도 들었다.

노교수는 음악대학 은퇴후 2-3년 동안은 하고 싶은 여행,  저술,  자원봉사등에 바쁘게 지났지만  이제 찿아오는 졸업생도 뜸 해지고  크리스마스에 찿아오던 자녀들도 전화로 연락만 하고,  그나마 매년 초마다  매일 오후 하나씩 먹으라고 365개 쿠키를 구어 보내던  딸은 여전히 새로 구운 쿠키를 보내오고,  또 다시 새해를 맞는다는  노교수의 이야기 하던 그분의 쓸쓸함이 전해진다.    6년후 노교수를 다시 찿아 뵈었을 때 나를 누군지 기억하지 못하셨다.

양로 시설의 매니저들은 매일 아침 모든 거주노인들에게  전화 를 한다.  밤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노인의 건강을 확인한다.  말투에 변화가  있거나   건강에 이상이 있다면 의사와 상담하고  자녀들에게 연락한다.

한 세기 전 939년 영국 노인 거주시설인 알름하우스를 교회 에서  세우고  저소득층 노인과 갈 곳이 없는  노인들을 보살펴 왔다.  16세기에 들어서서 개인  투자자들도 노인시설을 세우고  입주 노인들에게서 아파트 집세 대신 석탄을  받아서 운영하였다.

16세기 영국에서   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교회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결혼하고,  장례식을 하고  교회 묘지에 묻히고,  자녀들은 주일예베에  참석하면서 부모의 묘에 꽃을 들고오는  일상을 우리도 보아왔다.   영국 BBC 드라마  Downton Abbey를 보면 보면 교회가  생활의 중심이었음을 보게된다.  노인 시설이 교회 옆에 세워진 것은  많은 노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18세기 필라델피아  교회에서 노인 주거 시설을 운영하였고 식사를  제공하였다.   자립 생활하는 노인들이 식사를 준비 할수 없는 경우, 노인시설에서 입주하지 않는 노인들이   식사를 제공 받았다.  또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도 일시적으로 거주할수 있어서 단기 보호(Respite Care)를 받을 수 있었다.

노인의 일상생활(ADL) 의 독립심은  자신감과  만족감을 주고,  또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간섭도 받지 않는 생활이  이상적이다.    생활 환경이 의존적일때  신체적 정신적  노화가 빠르게 진행된다.  토플러는  동선이  단순하고   혼란스럽지 않은 공간을  노인들에게 추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