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물가도 인플레이션 ‘영향권’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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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온라인 물가도 1년 사이 3.1%나 상승, 15개월 연속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로이터=사진제공]

8월에도 3.1% 상승, 15개월 연속 오름세
공급 부족에 할인·반품 혜택 줄고 가격 올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에 비해 5.3%를 기록한 가운데 ‘온라인 물가’도 지난달 상승하며 15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하면서 저가의 대명사인 온라인 판매 시장도 인플레이션 영향권에 놓였다.

16일 경제매체 CNBC는 어도비 디지털 인사이트의 발표 자료를 인용해 지난 8월 온라인 시장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어도비 디지털 인사이트는 정기적으로 디지털경제지수(DEI)를 발표해 오고 있는데 약 1조 개의 온라인 샤핑 사이트를 취급 상품에 따라 18개로 분류해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를 적용해 산출된다. 이는 온라인 시장 내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수준을 파악하는 기준으로 사용된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5년 간 미국 온라인 시장의 물가는 평균 3.9%씩 하락하면서 ‘저가의 성지’라고 불릴 만큼 가격 경쟁력이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달을 포함해 온라인 물가는 15개월 동안 연속해서 상승해 ‘저가의 성지’라는 평가가 무색해졌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지난달 온라인에서 거래된 18개 제품군 중 가격 상승이 가장 컸던 제품군은 의류로 전년 동기에 비해 15.5%나 가격이 올랐다. 일반 의약품 가격도 지난해에 비해 4.7%, 스포츠용품이 가격은 3.5%나 각각 상승했다.

이에 반해 일부 제품군은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온라인 상 지난달 컴퓨터 판매 가격은 1년 동안 6.1%나 떨어졌고 장난감류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판매 가격이 4.9% 하락했다.

18개 제품군 중 지난달 12개 제품군의 온라인 판매 가격이 비성수기임에도 상승했던 것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예전 같으면 개학 샤핑 시즌이 끝나고 난 뒤 팔리지 않은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는 게 관례였지만 올해는 달랐다는 것이다.

비벡 판디야 어도비 디지털 인사이트 수석 분석가의 말에 따르면 온라인 소매 판매업자들은 늘어난 상품 수요와 공급 부족의 압박을 받아 할인 혜택은 줄이고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에 따른 가격 인상 효과다.

어도비는 인플레이션이 온라인 시장에까지 침투한 이유 중 하나로 공급망 문제를 꼽았다. 철강과 목재, 반도체 등 공급 지연 문제가 온라인 시장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 탓이다. 여기에 오프라인 매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온라인 쇼핑몰에 사람들이 몰린 점 역시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바로 이 지점이 올해 11월 이전까지 미국 내 온라인 판매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미국 온라인 판매 시장의 판매액은 5,41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나 상승했고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58%나 급상승한 수치다.

지난 14일 연방 노동부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에 비해 5.3% 상승하며 물가 오름세가 더 확대되지 않아 인플레이션 확산세가 누그러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연방 노동부의 소비자물가지수에는 온라인 물가 상승분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 경제의 인플레이션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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