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인물’ 툰베리에 질투났나···트럼프 또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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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웃긴다, 분노조절 신경써야” 트윗
“16세 소녀에게 너무 옹졸” 비판 쏟아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시사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인물’로 스웨덴의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사진)가 선정된 데 대해 막말을 쏟아냈다가 비판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툰베리의 선정에 대해 “아주 웃긴다”면서 “그레타는 자신의 분노조절 문제에 애써야 한다. 그러고 나서 친구랑 좋은 옛날 영화를 보러 가라”고 썼다. 그는 이어 “진정해라 그레타, 진정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입장이 다른 이들을 상대로 막말을 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지만 이날은 10대 청소년까지 그 대상으로 삼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타임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으며 올해도 최종 5인에 올랐다가 떨어졌다. 당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타임의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가 독일을 망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툰베리는 이날 트위터 자기소개를 ‘자신의 분노조절 문제에 애쓰는 10대 청소년. 현재 진정하고 친구와 좋은 옛날 영화를 보고 있음’이라고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설에 재치있게 응수한 것이다.
10대 소녀를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에 비판이 쏟아졌다.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은 AP통신에 “가장 수치스럽고 대통령답지 못하며 거의 겁쟁이가 할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부끄러워해야 하지만 전혀 부끄러움을 모른다”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도 ‘올해의 인물에 선정돼 타임 표지를 장식한 게 질투난다는 이유로 16세 청소년을 괴롭힐 정도로 옹졸하고 멍청하다니 믿을 수가 없다’는 식의 댓글이 줄지어 달렸다. ‘분노중독자가 열여섯살 소녀를 놀린다’, ‘당신이 70여년간 이룬 것보다 툰베리가 16년간 이룬 게 더 많다’는 댓글도 있었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 대응의 시급성을 강조하는 툰베리를 걸고넘어진 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툰베리가 자신을 쏘아보는 사진이 화제가 된 후 트위터에 “툰베리는 밝고 멋진 미래를 고대하는 매우 행복한 어린 소녀처럼 보였다”며 에둘러 조롱했다.
그 때도 툰베리는 트위터 계정 자기소개를 “밝고 멋진 미래를 고대하는 매우 행복한 어린 소녀”로 바꾸며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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