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대통령선거와 애국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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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관헌

림관헌 칼럼니스트(시카고)

 

미국 대통령선거일-2016년11월8일이 1년이 채 남지 않았고, 각 주별로 치러지는 다양한 방법의 예비절차와 토론이 진행 중이다. 2월1일 첫 번째 공화, 민주양당의 대선후보를 뽑는 아이오아 코커스는 당원들만이 모여 후보자를 직접 맞나 보고 투표하는 것으로 간접선거로 뽑는 미국 대통령선거절차에 직접민주주의를 그 예비절차에 가미해, 당원 뿐 아니라 전 시민이 예비후보를 선출하는 푸라이머리 방식이 대세인 미국에서는 전체시민이 참여하는 것이 아님으로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의견도 있지만, 첫 번째로 열리는 후보 경선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와 그 영향력은 대단히 크다. 지난 몇 개월 동안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대통령후보가 되겠다고 나선 선량들이 국민들을 상대로 열심히 뛰어서 이제 그 윤곽이 들어나기 시작했으며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쿠르즈, 민주당에서는 샌더스와 클린턴이 크게 부상하여 각축하고 있다. 무명의 샌더스가 현직대통령 오바마의 실질적인 승계자인 요지부동(搖之不動)의 힐러리를 따라잡고 더 나아가 앞서가기 시작했다던 지, 부동산 재벌로만 알려진 경영자 트럼프가 부시, 쿠르스, 루비오 등 쟁쟁한 정치인들을 뒤로하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서고 있다는 것은 민주당의 비상한 책략으로 무명의 오바마가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것보다 더 불가사의 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정치가들이나 학자들이나 대다수의 국민들까지도 미국이 왜 이러한 변화의 물결에 쌓여있는지, 표심의 향방의 변화가 무엇 때문인지 그 답을 찾으려 하지 않고, 자기변명만을 늘어놓고 애매한 인신공격만을 일삼고 있다.

지금 미국의 국민들, 특히 공화당을 추종하는 작은 정부, 자유, 시장경제체제와 선진제국-미국의 위치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애국하는 시민들이 큰 정부로 질주하는 민주당과 이에 끌려만 가 국익과 위상이 낙하함에도 이를 개선하지 못하는 공화당에 대해 실망하고 분노하여, 영광된 미국을 선거로 다시 되찾는 길을 선택한 것 같다. 직업적 기성정치꾼들이 사탕발림으로 자기집단이익에만 안주하고, 빤히 보이는 빈 말투성이의 포디움 연설(演說)들-어릿광대놀음을 더는 믿지 않겠다는 냉소적인 유권자들의 부정과 분노의 표출이다. 국민들은 말이 아니라 실재로 누가 진짜로 미국을 위대한 나라로 재건 할 애국자인가? 누가 성공적으로 그 일을 할 참 의지와 능력이 있는가를 따지면서 자기들과 함께 분기(奮起)한 애국자에게 환호하는 것이다. 이슬람원리주의의 무차별공격, 법을 무시하는 폭력의 난무, 공짜와 목표 없는 지원으로 재원의 고갈과 이웃의 분열로 재건과 발전의 희망이 살아져가는 미국, 폭력과 제제로부터의 해방이 점점 멀어지게 커만가는 정부, 국익을 당략과 기득권의 뒤에 두는 지도자들의 부정직한 행태에 더는 참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다수 국민들은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정책에 만족하지 못하는 같은 맥락에서, 공화당지배-의회의 용두사미 같은 견제역할에 실망하는 것이며, 전통적 양당대통령예비 후보들에게 등을 돌리면서 버니 샌더스나 도널드 트럼프 같은 새내기에게 열광하기 시작했다고 본다. 특히 트럼프의 다듬어지지 않은 애국주의, 미국의 재건에 대한 굳은 신념과 그에 따른 일관되고 간결한 정책에 대한 믿음에, 다른 후보들의 비끈하고 말뿐인, 서로 별로 다를 게 없는 직업정치인들의 탁상공론에 실증을 느끼고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

이미 9.11사태 이후 전쟁의 수렁에 빠진 미국의 구태의연한 대외정책에 새로운 기운을 기대하고 새내기 정치인인 오바마가 등장했듯이 한국에서도 노무현과 이명박정부를 겪으면서 두 번이나 안철수 현상을 일으키며 새로운 변화의 기미에 국민들의 희망을 모았었다. 그러나 변화한다고 더 좋아지는 것만은 아니며 더 나쁘게 변화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한 나라나 한 민족의 위대한 지도자는 그 나라나 민족의 발전의 계기를 마련한 근본인 국본(國本)-그 초심(初心)을 잊지 않고, 위기마다 그것을 재조명하는 총명한 지도자를 따라가야 한다. 자연과 사회는 시간과 환경이 변화하지만 총명한 지도자는 현재의 위치에서 일관된 신념(일관지도)인 애국, 사랑 등 초심을 따른다. 그것은 명명백백하여 여러 말 할 나위가 없는데 가령 트럼프의 애국이나 카슨의 생명사랑 같이 그 믿음은 쉽고도 한결같은 행동을 낳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