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미국시민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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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관헌(칼럼니스트/시카고)

 

지난 3.27.자 시카고 J일간지 일면 톱기사로 2020년 미국인구조사서에 미국 시민입니까? 하는 항목을 다시 넣기로 했다면서 어느 편향적인 뉴스기사를 그대로 전재(轉載)한 것 같은 비판기사<이민자 응답률을 떨어트리게 한다.>는 글을 올려, 트럼프의 반 이민정서에 연결되는 듯이 독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였을 것 같다. 이 신문이 이번 보도와 같이 민주당과 괴를 같이하는 주장을 그대로 대변하여 눈길을 끄는 일이 많지만, 그러지 않아도 매 10년마다 인구조사에 참여하는 한국계 주민이 센서스 작성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직접적인 이해가 걸려 있지 않고, 질문내용에도 우리 정서로 밝히기 싫은 항목도 있어서 참여율이 낮은 경향이 있는데 이를 부채질 한 것 같다. 2010년 미국총인구조사 후 실시된 일리노이 주 LAKE COUNTY와 DUPAGE COUNTY에서 실시한 ACS(아메리간 컴뮤니티 써베이)결과로 나타난 10%-40%의 under count는 우리자신을 부끄럽게 만든 적이 있다. 시카고지역한인들이 받아든 2010년 인구조사결과는 일리노이 주 한인인구가 그동안 주 시카고 한국영사관, 시카고 한인회나 우리 동포들이 믿고 있던 통칭 25만 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놀라운 사실이었다. 특히 이 인구조사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믿고 있던 한인봉사단체나 한인 정치, 사회학자들에 의하여 한인동포들도 인구조사에 적극참여 하여 한국인들의 수에 의한 목소리의 힘을 알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강조하는 주장들이 한동안 동포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그 결과 그 후 첫 번 있었던 레익크 카운티 아메리칸 컴뮤니티 써베이결과 40%, 얼마 후의 듀페지카운티 ACS에서 10%의 한인이 더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기사가 기억난다.

그 후 8년이 지나고 다시 2020년 총인구조사의 해를 맞이하여, 이번에는 우리 한인미디어나 이민단체들이 동포들에게 모든 시민, 영주권자, 학생, 여행자, 불법체류자에 대하여 모두 인구조사에 꼭 참여하라고 독려하는 것이 아니라 법무부의 요청에 따라 상무부장관(인구조사국의 주무방관)이 정정하기로 한 설문항목의 하나인 <시민이십니까?>가 시민이 아닌 이민자의 인구조사참여를 저조하게 하여 언더카운트로 인한 인구조사의 정확성을 떨어트린다고 그것까지도 대통령인 트럼프의 반 이민정책의 일환이라고 비난하면서 트럼프 반대운동을 벌리고 있다니 좀 토론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 된다. 아무리 이기주의에 몰두하고, 서류미비이민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차원이라 하더라도 미국시민이 아닌 거주자에게 법을 어기면서 선거권을 주어야 한다거나, 법에 위반되더라도 그들을 시민권자와 동등하게 보호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우리가 이민자로 미국에 입국할 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으며, 그 정도의 인내는 미국에서 살수 있다는, 그리고 이 인고의 시간이 지나면 당당한 시민으로 살수 있다는 꿈만으로 희망의 사다리를 오르는 어려움을 기쁘게 참을 수 있었다. 우리는 콜럼버스 이전, 원주민이 이미 잘 살던 미국 땅에 도착하고, 그들이 쌓아 올린 믹국이라는 아름다운나라에 더불어 살게 해주는 선(先)이민들에게 감사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우월주의를 인정하지도 않고, 우리보다 좀 먼저 와서 그 시대의 차별적 인도주의를 강요당했던 우리 직전 선배 이민자들의 한을 풀어 줄 그런 옹졸함도 없다. 다만 이민당시 이민자가 기대했던 것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닌 공정하고, 평등하고, 자유로운 경쟁사회에서 열심히 개척의 길을 걸수 있다면 되는 것이다.

1950년까지 있었다는 시민여부를 묻는 설문은 정확한 미국시민의 분포를 파악하여 하원지역구를 결정하고 교육, 의료, 사회적 써비스분야에 제공하는 역할을 하였다. 어떤 이유로, 어떤 절차를 거쳐서 오늘날 그 조항이 히스페닉입니까?로 이상하게 바뀌었는지 모르지만 결국 오늘날 미국센서스는 설문에 답하다보면, 미국시민여부, 히스페닉여부, 아프리칸-아메리칸, 아메리칸 원주민 등 에트닉별, 중요국가 출신별, 모든 자료가 망라되어있음으로 이번 상무부장관의 시민여부문항은 이민자들에게 하등의 새로운 부정적인 요인이 없으며 필자의 기억에도 생소한 현 설문인 히스페닉여부문항보다 더 논리적이라고 할 것이다. 정치적 목적으로 비난하기위한 비난인지? 극히 이기적인 발상인지? 현행설문보다 무엇이 다른지 검토한 후에 반대운동에 합류하거나 비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