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제1차 미-북 정상회담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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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관헌 칼럼니스트

 

2018.6.12. 싱가포르 제1차 미-북 정상회담은 세계대전발발로 끝장이 날줄 알았던, 국제공산주의(옛 소비에트)와 자유연합국가(聯美)간에 마지막 냉전을 종식키는 세기의 단판이며, 또한 냉전이 인류의 재앙을 불러올 세계3차 대전 없이 끌어 낸, 훌륭하고 성공적인 세기적 담판(談判)이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지금 논객과 언론들은 미국 트럼프정부가 단번에 뿌리를 뽑을 듯 달려들던 북 핵 폐기와 대륙 간 탄도미사개발중단조치를 포함한 합의사항이행이 지지부진하다하여 잔뜩 의심하며 양비론으로 트럼프가 솎았다고도 하고, 김정은이 또 그의 아버지 김정일의 음흉한 수법을 쓰고 있다고 비난을 퍼붓고 있다. 하지만 70연년을 자란 뿌리 깊고, 복잡하고, 이해관계가 뒤얽힌 미-북 관계, 자유진영과 전제(專制)국간의 대립관계, 한반도의 남북관계, 남북한-중, 일, 러 관계 등을 단박에 뛰어 넘을 수 없다는 것이 냉철한 판단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장 큰 성과는 북한이 핵과 그 운반수단을 완전히 폐기하고 미국이 북한을 최대한 압박하는 제제를 풀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합의하고 그 시행시기를 미군유해송환은 즉각적으로, 기타 대북제제는 북 핵 폐기가 이루진 후 곧 바로 이행하도록 큰 틀의 합의가 이루어 진 것이고, 이에 따라 그 이행이 더디지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김정은은 트럼프와의 합의를 이행하려고 내심 지혜를 짜내고 있을 것이며, 군부, 핵과학자들의 반발과 당의 보이지 않는 저항을 설득하는 시간을 벌며, 서서히 핵 폐기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트럼프의 밀어붙이기식 대북압박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북 핵 폐기라는 미국안전보장을 가져왔으며, 싱가포르합의로 핵 폐기가 이루어지면 북한은 모든 경제적 제제에서 풀어지고 중국 월남과 같은 과거 공산정권과 같이 자유시장경제체제로 바뀌어 경제개발을 이룩할 기회가 부여될 것이다.

지금 북한경제를 돕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도 자국경제발전에 급급하여 북한이 시급히 필요로 하는 자본지원이 불가능한 상태여서 김정은은 미, 일, EU., 그리고 한국에 기댈 수밖에 없으며 이는 전적으로 완전한 북 핵 폐기와 맞바꾸어질 미국의 제제 철회에 달여 있다고 보아진다. 미-북간에 합의한 북 핵 폐기는 과거 남아연방이 그러했듯이 북한의 자발적인 페기만이 가장 확실하고 완전한 것이 될 것이며, 이미 풍계리 핵실험장이 폐기되었고 동창리 ICBM실험장이 폐기중이라고 하니 김정은의 노력여하에 따라 신속한 보유핵탄두, 핵물질, 핵시설 등 폐기와 기타합의사항들의 완전한 이행이 가능할 수도 있고, 좀 늦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자진폐기만이 완전하고 경제적인 폐기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완전한 검증절차를 거친다는 것은 미-북간 합의사항이행이외에도 북한의 군사 기밀 모두를 노출하는 굴욕적인 결과를 가져옴으로 이를 용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김정은은 트럼프에게 안전보장이 된다면 핵을 가질 필요가 없다며, 정의용에게 정상회담제의를 전해달라고 했을 때 이미 핵을 버리고 월남과 같이 잘살아 보자고 결심했다고 본 트럼프의 판단이 전적으로 옳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시진핑, 푸틴, 문재인 등의 불투명하고 이기적인 행동들과 북한 내부의 이견들이 김정은으로 하여금 이들 걸림돌들을 넘어서 싱가포르에서 목격한 작은 나라들의 천지개벽 같은 경제 발전의 꿈을 늦추게 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이제 미국 정부나 트럼프 대통령도 이런 북한의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김정은이 서서히 실행에 옮기고 있는 진전에 대하여 만족하지는 않지만 이를 충분히 이해하는 듯하다. 사실 미국으로서는 이것이 더디 진행된다고 해서 안달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북한이 시간을 번다고 해서 지난날 같이 핵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회로 삼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폐기절차를 밞는 것뿐임으로 그만치 북한의 핵능력이 제한적으로 되어가고, 대북 경제적 압박도 완전한 핵 폐기가 없는 한 전혀 풀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남 북한관계자들이나 중 러 지도자들도 이런 점을 잘 알아서 싱가포르 미 북 합의이행에 전적이고 신속한 협조가 있기를 바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