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통일한국포럼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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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관헌 칼럼니스트

 

2018.6.12. 대망의 미북정상회담을 치루고 나서, 북 핵이 곧 폐기되고, 경제제제가 풀리어 70년간 얼어붙었던 북녘 땅에도 개방의 물결이 들어가, 머지 아나 중국과 월남에서 보듯 풍요와 자유, 평화가 찾아오리라는 희망에 흠뻑 젖어 있었다. 하지만 반년을 무위로 지나면서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가 하는 답답하고 짜증나는 불안이 동북아시아를 덮으며 한치 앞을 짐작하지 못하게 되었다. 김정은의 약속은 반듯이 실현될 것이라고 믿어야하는 트럼프의 인내심이 한계를 넘게 될지도 모르는 김정은의 졸(卒)들과 뚜쟁이들의 맹랑한 언사(言事)들이 트럼프대통령의 뚝심을 믿는 우리 같은 사람들까지 불안과 조바심을 일으키게 하여 문재인 정부를 의심하는 편인 필자도 크게 걱정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도 답답하던 차에 젊은 학자들의 주선으로 세상 돌아가는 꼴 들여다볼 수 있는 포름에 토론자가 되어, 기조연설을 깊이 살필 수 있는 기회를 주기에 요즘 답답한 나라살림도 보고, 바람도 쏘일 겸, 10일이라는 제법 긴 해외여행길에 올랐다(9박10일이니까, 1주일내외 대부분인 일정들과 비교하면 긴 편이고, 지난 번, 2박 3일여행과 비교하면 길었다).

1박2일 동안 부산에서 열린, 주제1.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전략모색”, 주제2. “세계화시대 대 북한환경협력문제”는 한국정부의 소위 “소득주도경제”정책의 국내소비부양을 위한 소득증대가 실패로 끝나면서 혁신과 경쟁력저하로 인한 위기관리로서의 세계화전략 모색과 북한의 핵 폐기와 연계된 유엔의 경제제약을 비껴 갈 묘책으로서 지식전달과 훈련을 통한 산림녹화, 습지보호 등 물질적 지원이 배제된 대북 및 동북아 환경협력사업을 모색하고 그 경험을 공유하려는 세미나였다. 1주제의 기조발표는 포르트갈 오토노마 대학 미구엘 네베스교수와 독일 베르린대 박성조교수가 발표하고, 필자도 토론자로 참여하여 레건대통령이 주도한 신자유주의 생산주도형 모델의 성공이 참고가 될 것이라는 콤멘트만 하였고, 2주제는 한스자이엘재단 한국사무소 북한담당 맨에저 펠레스 그랭크의 발표와 부산대 로버트 켈리교수가 부정적인 면을, 자르갈싸이한 주 부산 몽골총영사가 긍적적경험을 토대로 토론에 참여했다. 회의를 끝내고 부산피난시절을 고스란히 볼 수 있는 피난 청사, 피난민들의 생활현장사진, 유엔묘지를 들러보고 그 고난의 시절을 딛고 세계인류국가로 우뚝 선 대한민국 제2도시 부산을 자랑스럽게 즐기며, 이 조국을, 이 대한민국을 공산주의로부터 지키고, 자유, 시장, 세계화를 계속하는 것이 살 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하였다.

서울에 돌아와 다음날(21)아침 9시 출발, KAL편으로 22-23/2018에 아르춈과 블라지보스토크 시청에서 열리고, 러시아 시 당국자가 참가하는 동북아지역 환경협력과 발전방향(강원대 남북림연구센터 소장, 우종춘교수와 독일 한스자이엘재단 펠릭스 글랭코맨에져 발표)주제로하는 “제23차 통일한국포럼“ 참석하기 위하여 3시간을 날라서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이 있는 아르춈에 도착하였다. 브라지보스토크에서 40km(1백리) 떨어진 아르춈시는 고려인 5천명을 포함, 인구 15만의 물류중심지로, 유사시 25만 북한난민의 수용이 가능하고 현재 3개의 북한노동회사와 한국의 LG와 현대중전기공장이 진출해 있다고 한다. 아르춈에서 북쪽으로 70여km 떨어진 우수리스크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블라디보스토크-우스리스크까지 300리 사이에 20만에 달하는 한인이주자벨트를 이르고 살던 곳으로 1937년 붉은 악마 스탈린에 의한 18만 여명 고려인들을 중앙아시아 사지로 강제 이주는, 1년 사이에 4만 여명의 인명을 잃게 하여,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질렀다. 구소련의 붕괴와 함께 많은 귀향민들이 있었으나 과거의 한인재산을 돌려받는 일은 아직도 추진되지 못하고, 열악한 상태에서 정착의 길을 모색하고, 새롭게 방문 체류하는 한국인들만이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2001년이래 시작된 동평(동북아평화연대Peace Asia)의 고려인교육문화센터개척으로 잘 꾸민 캠퍼스를 둘러보면서 초기 동평 사무총장 신상문 선생과의 맞남, 황광석선생과의 마이크로 론 협동사업개발로 러시아한인사회에 시장경제체제소개를 꿈꾸던 지난날이 생각났습니다. 세월과 함께 세상도 바뀌고 새로운 연해주한인사회가 형성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감개무량(感慨無量)했습니다. 아무쪼록 동평 전총장 신상문, 황광석 등의 꿈, 웅비하려던 옛 연해주 한인사회를 재건하고, 자랑스럽던 독립군의 중심이던 이곳에 옛 선열들의 꿈이 완성되게 되기를 열망하면서 총총히 총총이 서울에서 일박하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