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 칼럼 21] 인공지능과 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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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노스파크 대학 생물학 교수)
장재혁 (무디신학대 작곡과 교수)

 

구글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 (Alphago)가 세계 바둑 최고수인 이세돌 9단과 대결을 벌였고 현재까지 3대1로 마지막 남은 대국과 상관없이 알파고의 승리가 확정되었다.

단순한 게임의 영역을 넘어 예술과 철학까지 논하게 되는 바둑에서 인간과 컴퓨터의 대결은 시각에 따라 그 의미가 다양하게 거론된다. 한가지 확실한 점은 이 결과가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인간의 노력의 개가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인류는 인공지능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것이고 컴퓨터가 인간의 역할을 대신하게 될 부분이 더 많아지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능가하는 부분은 계산을 통해서 최상의 결과를 유출하는 영역이다. 무한대의 확률에 가까운 바둑도 결국 한 수 한 수 둘수록 최적의 위치를 찾아 이길 수 있는 확률을 계산해 낼 수 있다. 자료의 분석, 확률의 계산을 통해서 인간보다 더 빨리 더 정확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이용하는 것이다.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쉽게 말해 똑똑한 능력을 빌리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인간에게서 똑똑한 것이 계산을 통해 보여지는 영역에만 국한되는 것일까?

이성적인 부분이 아니라 감성적인 부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

사람은 이성 뿐 아니라 감성의 존재이기도 하다. 지금의 인공지능은 이성적인 논리와 계산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사람의 말투나, 몸짓, 표정 등을 통해서 느껴지는 감정, 그로 인해 일이 진행되고 결과를 만드는 과정을 인공지능이 얼마나 감당할 수 있을까?

육감, 영감, 감정, 예술적인 창조력, 위로, 상담, 공감, 사랑, 신앙… 인간에게 중요한 능력이지만 우리가 보통 말하는 ‘지능’의 영역에는 거의 반영되지 않는 점들 말이다.

 

현대사회는 컴퓨터의 도움이 없이 생활하는 것은 이제 거의 불가능한 사회가 되었다. 빠른 연산, 많은 양의 정보를 빨리 계산하기 위해 컴퓨터의 똑똑함을 빌릴 수 있다. 학교 전체의 수업시간과 교실을 배정하기 위해 그 복잡한 경우의 수를 사람이 많은 시간을 들여가며 찾는 것보다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또 영화 속에 흐르는 오케스트라 배경음악이 상당부분 컴퓨터에 의한 사운드로 만들어진다. 실제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것처럼 착각을 하게 된다. 사람이 연주하는 듯한 효과를 음원에 추가하고 악상이나 빠르기에 따라 컴퓨터가 소리의 세부 터치를 결정한다. 교실 배정을 위한 셈을 위해, 오케스트라 소리를 내기위한 터치를 결정하기 위해 컴퓨터에게 인성이 요구되어지지는 않는다. 단지 빠른 연산능력과 정보처리 능력이 요구되어질 뿐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감성적인, 즉 인성적인 영역을 가지지 않는 이상 사람을 대체할 수없고 능가할 수 없다. ‘지능’에는 숫자와 정보를 다루는 능력 뿐 아니라 음악지능, 신체지능, 관계지능, 실존지능, 자연지능, 공간지능, 언어지능, 자기이해지능 등의 다양한 영역이 포함된다. 이러한 영역의 능력들이 모아져서 한 사람 한 사람의 고유한 인성과 능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몇 년 전 개봉된 “Her”라는 영화는 가상의 ‘가까운 미래’ 인공지능 세계에 사는 주인공이 컴퓨터 프로그램과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다. 요즘으로 따지면 아이폰에 탑재된 Siri와 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컴퓨터가 인성이 있어서 사람이 컴퓨터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사람이 감정을 가졌기에 컴퓨터마저 감정의 대상으로 느끼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인성이란 피조물로서의 인간이 가진 고유한 영역이고, 인간과 인간이 소통하고 교류하고 더불어 살아감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인성은 흉내내어지는 대상이 아닌 개개인을 통해 다듬어지고 펼쳐져야할 인간성의 보석과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