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증오가 아시안 연대감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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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문화 차이 극복
한인들 유대감 가장높아
71% ‘트럼프가 원인 제공’

코로나19 사태 후 미국에서 아시아태평양계(AAPI)에 대한 차별과 증오 사건이 급증한 가운데 이를 계기로 아시아계 인종간 유대가 더욱 강해졌으며 특히 한인들이 이같은 유대감을 가장 강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가 한인들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여론조사 기관 ‘모닝컨설트’와 함께 지난 6월 전국에서 2,000여명의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한인 약 10명 중 7명은 폭력과 차별이 팬데믹 기간 주요 위협이었다고 답했으며 한인 약 10명 중 6명꼴로 이시안 대상 증오의 주원인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목했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21%가 팬데믹 전보다 자신을 전체 아태계(AAPI)에 더 동일시한다고 답했다. 해당 답변 비율은 7개 아태계 인종들 중 한인이 3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베트남계(29%), 중국계(25%) 등의 순이었다.

폴리티코는 아태계의 유대가 더욱 강해진 계기는 증오 사건 및 범죄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신고 사이트인 ‘아시안 증오를 멈춰라(Stop AAPI Hate)’를 인용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자 9,000여건이 보고됐다고 덧붙였다.

폴리티코는 국적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짙고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적 차이 때문에 정치 세력으로 부상하지 못했던 아태계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정체성을 강화했다고 풀이했다. 2016년 이후 지금까지 아태계의 유권자 참여는 35%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서 한인들 중 68%는 ‘폭력’이 팬데믹 기간 주요 위협이었다고 답했다. ‘차별’ 역시 68%가 주요 위협으로 꼽았다. ‘백인 우월주의’도 절반 이상(54%)이 선택했다. 한인들 중 78%가 폭력이 팬데믹 전 보다 더 심해졌다고 답했다. 또한 차별은 77%가, 백인 우월주의의 경우 62%가 이같이 밝혔다.

아태계I 증오의 주원인에 대해선 전체 응답자 중 56%가 중국 책임론을 강조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꼽았다. 인종별로 한인의 경우 59%로 좀더 높게 나타났다. 트럼프 책임론은 중국계(66%)에서 비율이 가장 높았고, 일본계(63%), 한인, 베트남계(54%) 등의 순이었다.

어느 정도는 기여했다고 답한 15%까지 합하면 전체 응답자의 총 71%가 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원인 제공자로 봤다. 한인의 경우 총 74%로 집계됐다. 폴리티코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미국을 강타한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을 ‘중국 바이러스’ 등 외국 혐오가 포함된 용어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한편 아시안 증오 사건 및 범죄의 피해자가 인종별로 중국인에 이어 한인이 두 번째로 많았던 가운데, 외모상으로 AAPI 국적을 구별하지 못해 한국인이 중국인 타깃 범죄의 동반 희생양이 됐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인이 ‘결국 우리도 AAPI’라는 인식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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