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률 꼴찌’ 앨라배마주, “미접종자에 실망” 확산 책임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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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률 유일하게 40% 미만···’백신 여권’ 거부했던 주지사, 태도 변화

미국 내 인도발 ‘델타 변이’로 인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백신 접종 속도가 더딘 앨라배마 주가 눈총을 받고 있다.

25일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2세 이상 앨라배마 주민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2회 모두 접종받은 주민은 39.6%에 불과하다. 미국 50개 주 중 접종률이 최하위로 유일하게 40% 이하다.

지역언론 ‘알닷컴'(al.com)에 따르면 앨라배마주의 확진자는 급증하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으로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 사례는 1천133건이었고, 전날에는 입원이 600건을 넘었다.

7일 평균 신규 확진자는 지난 4일 이래 500% 이상 치솟았으며, 입원 환자도 300% 이상 증가했다.

반(反)백신 정서가 강한 공화당이 장악한 앨라배마주는 그동안 백신 접종 및 마스크 착용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다.

주지사인 케이 아이비는 지난 5월 ‘백신 여권’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또 델타 변이가 확산 중이던 이달 초 “앨라배마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주 차원에서 마스크 착용 명령을 내릴 뜻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내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아이비 주지사의 태도가 바뀌었다.

그는 22일 “최근 코로나19 확산은 미접종자들 때문이며, 병원 입원환자의 거의 100%가 그들”이라며 “미접종자들이 우리를 실망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내 최고 전염병 권위자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아이비 주지사의 입장 변화를 반기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23일 “가장 보수적인 주의 주지사들이 태도를 바꾸고 있다”며 “그녀(아이비 주지사)를 칭찬한다. 이것은 친민주당이나 친공화당 주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파우치 박사도 24일 CNN에 출연해 “(아이비) 주지사의 절망을 이해한다”며 “(보수적) 지역에서 더 많은 지도자가 나서 미접종자들이 백신을 접종받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비 주지사의 뒤늦은 입장 변화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지역언론 ‘앨라배마 폴리티칼 리포터’의 조시 문 기자는 25일 “공화당 주지사들에게 충고한다. 정말로 이번 사태를 걱정한다면 백신 여권과 마스크 착용 명령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글을 트위터를 올렸다.

이에 대해 아이비 주지사의 공보비서인 지나 마이올라는 트위터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학교·업소를 폐쇄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줄어들지 않는다”며 “주 정부가 여러분 건강을 모두 챙겨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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