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김의 영화 세상] 코코 ( COCO 2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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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김<영화 칼럼니스트/시카고>

잘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는 어린 관객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재미와 감동을 준다. 애니메이션 명가 ‘디즈니 픽사’가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겨울왕국”과 “모아나”를 능가하는 멋진 작품을 만들었다. 탄탄한 스토리와 아름다운 음악, 환상적인 화면은 영화를 보고 나서도 한참동안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한다.

멕시코의 ‘산타 세실리아’ 마을.  ‘이멜다’의 남편은 뮤지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아내와 어린 딸 ‘코코’를 남기고 집을 떠났다. 이멜다는 구두를 만들며 홀로 딸을 키우는데 그녀 인생에서 음악을 영원히 추방한다. 세월이 흐르고 구두방은 번창한다. 이멜다의 후손들에게 음악은 절대 금기이다. 이멜다의 고손주 ‘미겔’은 음악에 대한 열정을 숨기고 혼자서 몰래 기타를 연습한다.  증조 할머니 코코는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고 식구들은 그녀를 끔찍히 아낀다. 전설적인 가수 ‘에르네스토 드 라 크루즈’는 미겔의 우상이다. 해마다 “죽은 자들의 날” 에 마을의 광장에서 탤런트 쇼가 열린다. 미겔은 코코의 가족 사진에서 얼굴이 찢겨나간 고조 할아버지의 기타가 에르 네스토의 기타와 같은 것을 발견하고 자기가 그의 고손주라고 확신한다. 미겔은 탤런트 쇼에 나가려고 에르네스토의 묘에서 기타를 훔치는데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게 된다. 대신 죽은 자들의 날을 맞아 가족들을 방문하는 해골 모양의 친척 어른들을 만난다.

죽은 친척들을 따라 “죽은 자들의 땅”으로 올라 간 미겔은 고조할머니 이멜다가 자신이 몰래 가져 온 사진때문에 가족들을 방문할 수 없는 것을 알게된다.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는 할머니의 축복이 필요하고 이멜다는 음악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조건을 요구한다. 미겔은 대신 할아버지 에르네스토의 축복을 받으려고 그를 찾아간다. 도중에 자칭 뮤지션인 엉뚱하고 유쾌한 해골  ‘헥토르’를 만난다. 그는 자기 사진을 마을 제단에 놓아달라고 부탁한다. 딸이 자기를 잊어버리기 전에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

죽은 자들은 이승의 누군가가 자신을 기억해주어야만 죽은 자들의 날에 오렌지색 마리골드 꽃길을 밟고 후손들을 보러 갈 수 있다.

에르네스토는 죽어서도 호화롭게 지낸다. 기억을 잃었던 헥토르는 에르네스토가 자기를 죽이고 자신의 기타와 노래들을 훔쳐서 인기를 얻은 것을 알게된다.  헥토르가 코코의 아버지였다. 에르네스토의 범죄가 들어나고 헥토르가 집에 돌아오지 못한 이유가 밝혀지면서 이멜다와 헥토르가 화해한다. 집에 돌아 온 미겔은 코코에게 헥토르의 노래를 불러주고 코코는 아버지를 기억해 낸다.  이듬 해 죽은 자들의 날. 미겔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이멜다 헥토르 코코와 친척들이 방문해서 산 자들과 죽은 자들 모두 한바탕 즐거운 잔치를 벌인다.

영화를 보면서 일찍 죽은 삼촌 숙모 친척 아저씨부터 고조 할머니 까지 살아있을 때의 성격 그대로 (해골 모습이지만)저승에서 잘 지내는 내용이 왠지 위로가 되었다. 멕시코 전통과 역사, 문화, 음식, 풍경까지 치밀한 연구 조사가 뒷받침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상상을 뛰어넘는  이승과 저승의 묘사는 환상적이고 경이롭다.

 

밝고 화려한 색상의 해골들을 포함한 개성있고 매력적인  등장인물들과 심금을 울리는 노래와 경쾌한 음악까지 놓치면 아까울 명작이다. 이번 주말에 꼭 극장에서 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