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에 ‘흑인공동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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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덤 조지아 이니셔티브.<페이스북 캡처>

사업가 등 39만㎡ 땅 매입···“흑인에 우호적 공동체 지향”

 

미국에서 잇따른 흑인 사망 사건으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조지아주에 흑인들의 안전한 삶에 초점을 맞춘 ‘흑인 공동체’ 마을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부동산 중개인 애슐리 스콧과 사업가 러네이 월터스 등은 흑인을 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조지아주 툼즈버러 근처에 97에이커(약 39만㎡)의 땅을 샀다고 CNN 방송이 12일 보도했다. 이른바 ‘프리덤 조지아 이니셔티브’라고 이름 붙여진 프로젝트다. 이들은 올해 조지 플로이드와 브레오나 테일러, 아흐마우드 알버리 등 흑인들이 경찰에 의해 살해되자 흑인들에게 안전한 장소를 만들자는 목표를 가지게 됐다.

스콧은 “거리에서 시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리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머물 장소를 만들 필요가 있었다”면서 “흑인이 겪는 불의를 알리고 우리의 문제의식과 우려를 말할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스콧은 “미국 사회는 포용적이고 다양하다”면서 “흑인만의 사회보다는 흑인에게 우호적인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터스는 “남편이 출근할 때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면서 “그러던 중 툼즈버러에 있는 한 마을이 통째로 매물로 나온 것을 보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당초 이 마을을 170만달러에 통째로 사들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툼즈버러팝니다'(toomsboroforsale.com)에 올라온 이 매물은 말 그대로 마을 전체를 포괄하는 것이 아니었고, 이들은 툼즈버러 근처에 있는 땅을 매입했다. 조이스 덴슨 툼즈버러 시장은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와 공동체의 맛을 살려주길 바란다”면서 흑인 보금자리 건설을 반겼다.

스콧과 월터스는 이 땅을 단계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들은 먼저 논밭을 일구고 호수를 만드는 등 자급자족이 가능한 도시를 만들고 최종적으로 조지아주 지도에 ‘프리덤’을 새기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스콧은 “자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유산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흑인들을 위한 보금자리를 만들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존 제이대 교수이자 ‘집단 용기'(Collective Courage)의 저자인 제시카 고든 넴하드는 “흑인의 경제협력체 설립이나 지역공동체 건설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넴하드는 “앨라배마주 홉슨은 1899년 주변 도시에서 추방된 흑인들이 세운 최초의 흑인 도시였다”고 말했다. 남북전쟁 후 해방된 흑인 노예들이 건설한 미시시피강 삼각주의 마운드 바이우도 초기 흑인 공동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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