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캐나다, 여행주의보 ‘맞불’…화웨이 사태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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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밀매 혐의로 기소된 캐나다인 로버트 로이드 셸렌베르크가 14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셸렌베르크는 이날 사형을 선고받았다.

화웨이 사태로 중국과 캐나다의 갈등이 격화일로로 치닫는 가운데 양국이 서로 상대 국가에 대한 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중국 외교부는 15일 자국민에게 캐나다 여행을 삼가라고 주의를 줬다. 외교부는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가 미국 요구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사건을 언급하면서 중국 국민에게 “캐나다 여행의 위험을 충분히 생각해 가까운 시일 내에는 캐나다 여행을 삼가라”고 당부했다. 이어 긴급 상황에서는 즉시 캐나다 주재 중국 영사관에 연락해 협조를 구하라고 덧붙였다.

14일 캐나다인 로버트 로이드 셸렌베르크가 중국에서 마약 밀매죄로 사형선고를 받자 화웨이 사태로 시작된 양국의 갈등은 더욱 첨예해졌다. 중국 법원의 이번 판결은 멍완저우가 미국 요구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사건과 관련해 중국이 캐나다를 압박하려 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캐나다 외교부는 14일 셸렌베르크의 사형 판결 후 중국 여행시 ‘자의적인 법 집행 위험’이 있다며 자국민에게 주의보를 내렸다. 이에 대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했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중국은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 미국보다는 캐나다를 직접 공격하는 모양새다. 앞서 중국 정보기관은 외교관 출신 마이클 코프릭과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등 캐나다인 2명을 국가안보 위해 혐의로 체포해 구금했는데, 이 역시 멍완저우 체포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해석됐다. 중국은 국영기업들에 미국 출장을 피하라고 요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이 일부 국영기업에 미국과 그 동맹국 출장을 가급적 가지 말고, 불가피한 경우 각별한 장비 보안 조치를 하도록 지시했다고 15일 보도했다.

블룸버그 소식통에 따르면 약 100개의 국영기업을 관할하는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는 최근 일부 기업에 임직원이 출장을 간다면 해외용으로 회사가 지급한 안전한 노트북만 가져가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국유기업 출장 자제 조치는 정보공동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를 구성하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어권 5개국에도 적용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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