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 멈춰라’ 아시안 차별 규탄 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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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애틀랜타에서 조지아주 30개 한인 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한인 등 아시안 대상 증오범죄 중단과 당국의 대책 강화를 촉구하는 회견 후 플래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다.[로이터]

애틀랜타 총격 참사
한인사회 대책 요구
연방하원 청문회도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살해된 애틀랜타 연쇄 총격참사를 계기로 아시안을 대상으로 한 인종증오 혐오범죄를 규탄하는 움직임이 미 전국으로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미 전국 곳곳에서 애틀란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들이 열리는 가운데 한인과 아시안계 커뮤니티는 물론 흑인 커뮤니티 등도 나서 이번 참사를 인종 증오범죄로 규정하고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 폭력을 당장 멈출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 이번 참사는 아시안 증오범죄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우리 자신의 문제이며 한인들도 단지 아시안이라는 이유만으로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위험의 심각성을 깨닫는 각성의 계기가 되고 있다. 한인사회에서도 이번 참사를 계기로 LA와 미국사회에서 인종증오 범죄가 더 이상 발붙일 수 없도록 한인들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애틀랜타와 조지아주 전역의 30여 개 한인단체들은 18일 둘루스에 모여 아시안 증오범죄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 당국의 커뮤니티 보호와 안전강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애틀랜타 아시안 대상 범죄 범한인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성명에서 총격범 로버트 애런 롱(21)의 섹스 중독에 초점을 맞춰 증오범죄가 아니라고 몰고 가는 수사당국과 언론에 문제를 제기하고 이번 사건은 명백히 아시안을 표적으로 삼은 인종차별 증오범죄라고 규정했다.

대책위는 이어 현지 당국에 ▲증오범죄 여부를 신속히 따져 법에 따라 범인을 처벌할 것 ▲아시안 및 유색인종을 위한 안전조치를 취하고 아시안 비즈니스 및 주거지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할 것 ▲수사에 있어 아시안 커뮤니티의 의견과 협조를 구할 것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보호 및 지원조치를 취할 것 등 4가지를 강력히 요구했다. 또 18일 연방하원에서는 아시안에 대한 증오범죄 근절을 위한 청문회가 열렸다. 미셸 박 스틸, 영 김 의원을 포함한 한인 및 아시아계 의원들이 적극 나서 인종증오 중단을 촉구하고 구조적인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이번 참사를 인종증오 범죄로 규정하는 커뮤니티의 규탄 시위도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7일 밤 워싱턴 DC와 피닉스, 필라델피아, 시애틀 등에서 이번 총격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아시안 대상 증오를 멈추라’고 외치는 아시아계 및 주민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각지에서 촛불을 켜고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했으며 ‘아시아인 목숨도 소중하다’(ASIAN LIVES MATTER) 등이 적힌 팻말을 들었다. 또 소셜미디어에서는 아시안에 대한 인종증오 폭력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StopAsianHate, #StopAAPIHate, #StopAsianHateCrimes 등의 해시태그 캠페인이 빠르게 번져 나가고 있다.

흑인 커뮤니티도 아시안 커뮤니티에 손을 내밀고 이번 총격참사를 규탄했다. 흑인 민권운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는 18일 뉴욕 할렘의 전국행동네트워크(NAN)로 찰스 윤 뉴욕한인회장과 웨인 호 중국계미국인기획위원회(CAP) 회장, 뉴욕시장 후보들을 초청해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공격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에 명백하고 단합된 스탠스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애틀랜타 당국은 아직 증오범죄라고 규정하지 않았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분명하다”고 말했다.<김상목·박요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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