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내 16개 도시서 아시안 대상 혐오범죄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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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혐오 부추겨

지난해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미국내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범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11일, 지난해 미국내 16개 주요 도시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혐오 범죄가 149% 나 급증했다고 전미증오·극단주의연구센터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전체적인 혐오범죄가 약 7% 감소한 것을 생각하면 아시아계에 대한 공격의 심각성이 두드러진다.

이 기간 미국의 대표적인 대도시권 16개 지역 가운데 뉴욕에서 보고된 혐오범죄가 28건으로 가장 많았다. 2019년 뉴욕에서 집계된 아시아계 대상의 혐오 범죄 3건과 비교하면 불과 1년 사이 833% 치솟았다. 뉴욕 이외에 클리블랜드, 보스턴, 필라델피아, 샌호세 등에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노린 혐오범죄가 많았다.

또 고발 사이트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멈추라'(Stop AAPI Hate)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3월 19일부터 12월 31일까지 캘리포니아, 뉴욕, 워싱턴, 일리노이 등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 사건이 자주 발생했다. 특히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LA를 포함한 캘리포니아가 인종차별 고발 건수의 69%를 차지했다. 인종차별 사례 중 언어폭력이 가장 흔하게 발생했고 따돌림, 침 뱉기 등의 공격도 있었다.

인종차별 피해자들을 분류하면 중국계가 41%로 가장 많았고 한국계, 베트남계, 필리핀계 등도 있었다. 작년 1∼3월에는 소셜미디어 트위터에서 ‘시노포비아'(중국인 혐오증)와 관련한 표현이 급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계를 겨냥한 공격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인종차별 의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진단했다고 더힐이 전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싼 중국 책임론이 거셌다. 코로나19가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보고됐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China Virus)라고 부르기도 했다.

최근 미국에서 아시아계 대상의 혐오범죄가 잇따르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아시아계 미국인을 노린 ‘악랄한 증오범죄’가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TV로 생중계된 담화에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이러한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너무나 자주, 우리는 서로에게 등을 돌려왔다”면서 “공격을 받고, 괴롭힘을 당하고, 비난을 받고, 희생양이 된 동양계 미국인을 상대로 악랄한 증오범죄”가 자행됐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것은 잘못됐다”면서 “미국답지 않은 일이다.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연방의회의 ‘아시아태평양 코커스'(CAPAC) 소속 의원들은 반 아시안 혐오 범죄를 규탄하는 화상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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