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년 33대 한인회…잘하고 있나?

1683
지난해 8월 6일 열린 취임식에서 33대 한인회 임원들이 축하 케익을 자르고 있다.

작년 8월 취임식서 밝힌 ‘10대 공약’ 실천여부 검증

 

33대 시카고 한인회가 ‘어제의 헌신, 오늘의 기적, 내일의 역사’란 슬로건을 걸고 출범한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특히 33대 한인회는 1.5세 회장을 중심으로 임원진이 젊은 층으로 이루어짐으로써 세대교체란 평가아래 주류사회에서 한인사회의 위상을 한층 제고시킬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남은 임기가 1년도 채 안남은 현 시점에서 33대 한인회에 대한 중간평가는 긍정과 부정으로 갈린다. 본보는 서이탁 회장이 취임사에서 “한인사회 안에서 구심점이 되는 봉사단체, 주류사회에서 우리의 권익을 위해 목소리 내는 단체가 되겠다”면서 내걸은 10대 공약을 기준으로 33대 한인회의 ‘공과’(功過)를 짚어봤다.

33대 한인회는 지난해 8월초 취임식에서 ▲한인회 관련 소송 종식 ▲한인회관 이전 위원회 구성 ▲위안부 소녀상 설치 ▲아시아 설 잔치 준비 ▲비영리단체 시스템 구축 ▲회장단이 함께 움직이는 한인회 ▲한인 거주지 정부 인사들과 교류 확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한인회 ▲지역 동포사회에 초점을 둔 활동 ▲차세대 연합 및 양육 활동 등 10가지 공약을 발표했다.

▲한인회 관련 소송 종식: 12년이 넘도록 지루하게 진행되던 한인회 소송건이 33대에서 마무리됐다. 당시에 관련 서류가 12박스나 될 정도로 12년의 시간을 분석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소송이 완전히 종결되는 결과를 얻었다.

▲한인회관 이전 위원회 구성: 실질적인 ‘키’를 쥔 당사자들이 전직 한인회장들이어서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평가다. 전·현직 회장들의 의견이 일치해야하는 쉽지 않은 문제인 만큼 33대 한인회가 대표 공약으로 내세운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1년동안 몇 번이나 만나 논의가 됐는지 33대 한인회가 공식적으로 경과보고를 하지도 않아 진척여부도 오리무중이다.

▲위안부 소녀상 설치: 31대 한인회에서 처음 시작된 이후 한인회의 연계사업으로 삼고 공약에도 포함시켰지만 이 역시 진전사항이 거의 없다. 31대 한인회 관계자와 계속 논의는 하고 있는지 조차 33대 한인회에서 지난 1년동안 공식적으로 발표한 내용이 전무하다. 공약으로 내건 사안이 만큼 경과보고는 물론 왜 진척이 없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등 자세한 내막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시안 설잔치 준비: 9년만에 한인커뮤니티가 주관한 올 행사는 1,200여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루었고 수준급의 한국 전통 문화 공연을 펼치는 등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류사회에서는 이 행사를 높게 평가해 올해 주지사실 주관 아시안 유산의 달 기념식에서 한인회가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비영리단체 시스템 구축: 한인회는 일리노이주 비영리단체 501(c)(3)로서 IRS에 등록되어 있다. 비영리단체는 법적으로 모든 것이 정관에 의해 운영하도록 되어있지만 한인회는 각 위원회 운영회칙이 없거나 미약한 부분이 있었다. 또한 소송건으로 인해 ‘비활성’(non-active)상태였다가 31대부터 ‘활성’(active)으로 바뀌었기에 33대 한인회는 정상화된 비영리단체로서 보다 확실히 하기위해 미비했던 서류작업 완료와 아울러 이사회 운영회칙 리뷰단계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단이 함께 움직이는 한인회: 그동안 5명의 부회장들이 회장과 함께 활발히 움직였다는 세간의 평가를 받는다. 행사에 한인회장 대신 부회장이 참석한 것을 두고 섭섭해하는 일부 단체도 있었지만 출범이후 지금까지 200여개의 각종 행사에 한인회 임원들이 참석한데 대해 긍정적인 단체들이 더 많다.

▲한인 거주지 정부 인사들과 교류 확대: 33대 한인회는 그동안 글렌뷰, 노스브룩, 버논힐스, 링컨샤이어, 링컨우드, 몰튼그로브, 윌멧, 나일스 등 총 14곳의 타운 시장을 만나고 16명의 공무원들과 면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한인회 임원진은 시장을 만나 한인 커미셔너직을 요구하기도 했고 한인커뮤니티에 맞는 공약을 제시해주기도 했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이같은 대외활동에 대한 대 언론홍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이에 대해 모르는 한인들이 더 많다는 것은 시정해야할 문제다.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한인회: 비영리단체인 한인회가 별도의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는 없고 더욱이 그동안 한인회 소송 건이 걸려있어 후원에도 어려움이 따랐다. 소송이 끝난 후부터 33대 한인회는 주류사회의 기금을 받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알려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동포사회에 초점을 둔 활동: 33대 한인회는 한인사회가 당면한 각 분야의 이슈는 해당 단체가 가장 잘 안다는 판단아래 한인회는 서포터 역할을 한다는 차원에서 이 공약을 내걸었다. 따라서 33대 한인회는 독단적 행보가 아닌 문화회관, 여성회, KA보이스 등 타 단체들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화합을 중요시하는데 노력했다. 다만, 현재 한인회만의 시그네처 행사가 없는 만큼 동포사회, 한국사회, 주류사회가 함께할 수 있는 행사를 내년 3월에 개최한다는 계획을 갖고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차세대 연합 및 양육활동: 33대 한인회는 한인회가 주관하는 행사에 1.5~2세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힌다. 하지만 지난 1년간의 행사에서 이런 노력이 과연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냐는 평가에는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한인회측은 한인사회내 어느 단체에서든 봉사한 시간을 한인회에 제출하면 해당 봉사자에게 대통령 자원봉사상(시간에 따라 실버/골드/라이프타임)을 추천할 수 있는 연방정부 지정기관이 됐으며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곧 공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점은 매우 긍정적인 성과이나 아직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아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홍다은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615 Milwaukee Ave Glenview, IL 6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