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라, 내 백성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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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선한이웃교회 담임, 미육군 채플린/시카고)

 

오랜만에 두 주간의 꿀같은 휴가를 함께보낸 딸을 학교로 돌려보내면서 아내는 몹시도 서운하다고 밤잠을 설칩니다. 늘 함께할 줄 알았던 자녀들이 학교와 직장을 찾아 집을 떠나야하는 경험을 겪는 모든 부모의 심정이 이와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가족관계의 역활중(Family Life Cycle), 부모의 중요한 책임의 하나는 자녀들을 세상속에 잘 떠나보내야 하는(Launching) 일이 있습니다. 안스럽다고 여겨, 그들을 부모곁에 평생 끼고 있으면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라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새들중 가장 용맹스런 독수리도 그들의 새끼를 키울땐, 높은 바위에 자리잡은 둥지를 흔들어서, 새끼들을 둥지밖으로 떨어뜨립니다. 가파른 절벽위에서 떨어지는 새끼들을 어미가 날개로 받아, 그들이 스스로 날 수 있을 때까지 이같은 일을 반복한다고 합니다. 우리의 삶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마치 어미 독수리의 모습과 같다고 성경은 표현합니다 (신32:11-12). 스펄젼 목사님은 이 성경의 말씀을 “거룩한 훈련”(the Divine Discipline)이라는 설교에서, “새끼 독수리들이 둥지밖을 떠나지 않고서는 (Get out of the nest) 대양처럼 푸르게 펼쳐진 끝없는 하늘을 나는 황홀함을 결코 경험하지 못할 것입니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며 “한해동안 어떤 삶의 태도를 가지고 살아갈까?”  곧, 삶의 자세에 관한 결심을 하게됩니다. 저는 먼저, 부모가 자녀를 세상에 “내어보내듯”(Launching) 하나님은 우리에게 “가라!”고 말씀하심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너의 둥지를 떠나, 대양과 같은 푸른 하늘을 날으라!” 물론 둥지를 떠난다는 것은 불편하고 위험이기 짝이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가장 큰 불행은 새장에 갇혀 하늘을 제대로 한번 날아보지 못한 독수리와 같은 운명일 것입니다. 출애굽기 3장에 모세를 향해 하나님은, “가라, 내 백성에게로!” 말씀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가라!”는 명령은 80세의 노인, 모세에겐 불편한 일이 었습니다. 그는 이미 오래전에 이집트 왕궁의 어릴적 삶의 기억은 추억으로 묻어 버렸고, 이젠 광야에서 가축을 치는 목동으로, 안정되고 평화스런 가정의 가장으로 40여년을 살아왔습니다. 그는 자신의 둥지를 깨고 밖으로 나가길 두려워 했습니다. 민족을 향한 큰 꿈은 늙어가는 자신의 몸만큼이나 무기력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이제 둥지를 떠나, “가라!”고 말씀하십니다. 모세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뜻은 그가 안정되고 편안한 “작은 둥지”에 머무는 것보다 더 위대한 곳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땅에 존재하는 이유는 하나님이 주신 큰 이유가 있기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의 당당함은 자기에게서 나온 자신감(Self-Confident)이 아니라,  삶의 이유를 주신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 (God-Confident) 때문입니다.

또한 “삶의 자세”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삶의 방향”입니다: “무엇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가?” “한해를 어떤 방향을 향해 나아갈까?” 여기 모세에게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주목합시다: “가라, ‘내 백성’에게로!” 이 말씀은 삶의 태도와 방향을 동시에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추구해야하며 살아가야 할 일이, 그리고 우리가 걸어가야할 삶의 방향이 “내 백성”에게 있다고 하십니다. 많은 이들이 “사람이 먼저다!”(People matter!)라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추구하는 모든 삶의 목적이 “내 야망,” “내 성공”이라는 “작은 둥지안의 꿈”에 내 눈이 가리워져 있으면 “내 백성에게로” 가라는 삶의 방향이 보이지 않게 됩니다. 요즘 교회안이 시끄러운 이유들이 무엇입니까? 왜 세상에서 교회가 배척받고 있나요? 그것은 바른 방향에 서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네 둥지를 떠나라”(Get out of the nest)라고 하시는데, 그 작은 둥지인 교회안이 곧 세상인줄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교회밖의 세상속에서 수많은 이들이 신음하고 있는데, 하나님의 눈과 귀가 주목하고 있는 세상속의 “내 백성들”을 보질 못하기 때문입니다. 새해에는 바로 세상에서 고통을 겪고있는 “내 백성들”에게 나아가 그들의 상처를 싸매어 주고 치료하는 섬김과 돌봄의 바른 삶의 방향이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Servant.sang@gmail.com